현대오일뱅크, 서산 대산공장에 제2고도화설비 준공

  • Array
  • 입력 2011년 9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현대重 품속 1년만에 고도화율 업계 1위로

현대오일뱅크가 1일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 하루 5만2000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제2고도화 설비를 준공하고 본격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이로써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30.8%로 높아졌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가 1일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 하루 5만2000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제2고도화 설비를 준공하고 본격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이로써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30.8%로 높아졌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권오갑 사장
권오갑 사장
현대오일뱅크가 1일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 하루 5만2000배럴의 중질유를 처리할 수 있는 제2고도화 설비를 준공했다. 이로써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업계에서 고도화율 1위 업체로 올라섰다.

2001년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경영권을 외국계 자본에 넘겼던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8월 현대중공업의 품에 안긴 이후 이번 고도화설비 준공을 비롯한 잇단 대규모 투자로 힘찬 도약에 나섰다.

○ 배관길이 합치면 서울∼부산 왕복

대산공장 내 108만3000m² 용지에 지은 제2고도화 설비는 2009년 7월 착공해 1년 반 만인 올해 1월 공사를 끝내고 그동안 시험가동을 해왔다. 제2고도화 설비가 상업가동을 시작하면서 현대오일뱅크는 하루 원유 처리량 39만 배럴 중 12만 배럴의 고도화 처리가 가능해져 국내 정유사 중 최고인 30.8%의 고도화율을 달성하게 됐다. 제2고도화 설비 공사에는 2조6000억 원이 투입됐으며, 시설에 들어간 각종 배관의 길이를 합치면 서울∼부산 왕복 거리인 920km에 이른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고도화율이 낮아 같은 값에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도 40∼50%에 이르는 중질유 비율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질유는 값이 싼 데다 수요처도 화력발전소 등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2고도화 설비가 시험가동에 들어간 올해 상반기부터 크게 달라졌다. 1분기 660만 배럴에 그쳤던 수출물량이 2분기에는 927만 배럴로 늘어나는 등 고도화 증설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 든든한 우군 얻고 달라진 ‘자신감’

현대오일뱅크는 든든한 우군인 현대중공업을 최대주주로 맞아들인 이후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우선 대산공장 내에 벤젠,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BTX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6000억 원이 들어가는 BTX공장 건설에는 일본 코스모석유가 함께 참여한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추가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회사를 내년 5, 6월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와 중동 두바이에 지사를 여는 등 세계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영업망 확충은 제2고도화 설비와 BTX공장 건설 이후 새로운 제품의 수요처를 뚫기 위해서다. 석유제품의 전체 수출액 가운데 해외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에 이미 51%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회사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권 사장이 취임한 이후 “회사를 자기 것처럼 생각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직원들에게 재량권을 준 결과다. 9년간 외국 자본의 지배를 받으며 회사 내에 퍼졌던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구성원의 사기를 높이고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업무성과와 자질이 뛰어난 직원을 매년 12명씩 선발해 중국 푸단대, 싱가포르국립대 등으로 연수를 보내는 ‘글로벌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제2고도화 설비 준공과정에서 각종 불편을 참아준 직원 가족과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천연 잔디구장을 갖춘 1만7400m² 규모의 ‘현대대죽공원’을 개장하기도 했다.

대산=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고도화설비 ::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저가(低價)의 벙커C유와 아스팔트 등을 휘발유, 경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바꾸는 시설이다. ‘지상(地上) 유전’으로 불린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