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선물이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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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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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값 급등에 황태-건버섯 등 건조식품 인기

자연건조 전복
자연건조 전복
곶감, 황태, 건버섯 등 ‘말린’ 제품이 추석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잦은 폭우와 이른 추석으로 과일 가격이 오르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마른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곶감, 건과, 건표고버섯 등의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렸고 홈플러스도 이를 50%가량 확대했다. 김응준 홈플러스 건식팀장은 “지난해 태풍으로 낙과가 많이 발생해 과일 공급이 줄어들자 추석 때 곶감은 77%, 견과는 90%가량 판매가 늘었다”며 “올해도 과일을 확보하는 것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말린 제품 물량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곶감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100% 늘렸다. 이성융 롯데마트 국산과일담당 바이어는 “올해 초 강추위로 냉해를 입은 과일나무가 많은 데다 추석까지 일러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곶감을 찾는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말린 제품은 성수기에 많은 물량을 확보한 후 포장 작업을 하기 때문에 과일이나 수산물에 비해 가격이 급등락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올해 추석 과일선물세트 가격이 지난해보다 5∼10%가량 오른 반면 곶감세트, 건표고버섯, 백화고 등은 지난해와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다. 보관과 운반이 편리한 것도 말린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선물세트는 택배로 배송하는 경우가 많아 상품이 변질될 위험이 없는 마른 제품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말린전복세트, 고추장굴비와 같은 선물세트를 올해 처음 내놨다. 이마트는 “말린 전복은 중국에서 화폐로 썼을 만큼 귀한 보양식으로 여긴 음식”이라며 “자연해풍 건조 방식으로 건전복을 생산해온 일본 장인을 찾아가 생산방법을 전수받은 뒤 국내 업체가 이 기법을 그대로 활용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추장굴비는 전통기법으로 담근 고추장에 전남 영광에서 해풍으로 말린 굴비로 만들었다.

박장대 이마트 건해산팀 바이어는 “말린 제품으로 구성한 선물세트는 구색으로 운영하는 수준이었는데 이상저온 현상과 이른 추석으로 인해 주요 품목으로 떠올랐다”며 “가격이 안정적이고 보관이 편리해 말린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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