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검은 금요일’]금융 공포 언제까지… 세계가 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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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침체 우려… 코스피 4개월만에 2,000 붕괴
美 고용지표 호전 소식에 뉴욕 증시 엎치락뒤치락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다. 공포가 공포를 부르는 전이현상이 유럽-미국-아시아를 돌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연쇄 폭락장세로 이끌었다. 미국, 유럽 증시가 3∼5%대 폭락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도 나흘 동안 10% 이상 급락하면서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000 선이 붕괴됐다.

5일 코스피는 74.72포인트(3.70%) 폭락하며 1,943.75로 마감해 동일본 대지진 때인 3월 15일(1,923.9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코스피는 228.56포인트(10.5%) 곤두박질치면서 129조 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21∼24일 나흘간 136조 원이 사라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들은 4일간 총 1조9977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시 폭락의 불길은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 남미 아시아 금융시장을 차례로 강타했다. 4일(현지 시간) 영국 독일 프랑스 증시가 4% 가까이 추락한 데 이어 5일에도 대부분의 유럽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4일 4.31% 폭락해 2008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던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일 7월 고용지표가 개선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1.4%가량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오전 10시 35분(한국 시간 5일 오후 11시 35분) 현재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혼조양상을 보였다. 일본 3.72%, 대만 5.58% 등 아시아 증시의 하락폭도 컸다.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진 것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재정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이 현실화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위기가 오래갈 것 같다”는 우려가 투매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밀턴 에즈라티 로드애빗증권 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포기의 의미로) 수건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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