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기름값 더 뛰면… 유가-주식 동반상승 패턴 깨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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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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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2월 아프리카·중동지역의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급등하기 시작한 유가는 최근 가파른 오름세가 멈춘 듯하지만 여전히 상승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해 있다. 중동 불안이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은 낮아 당분간 유가는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및 상품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미국의 팽창적 통화정책이 6월 이후로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지만 상품가격들은 아직까지 양적 완화 영향권에 놓여 있는 듯하다. 달러화도 상품가격 상승을 멈추게 할 정도의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약세 추이에 머무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있었지만 이후 유로화는 강세, 달러는 약세로 이어져 오히려 상품가격 상승을 가속화했다. 일본 중앙은행의 유동성 팽창과 선진국의 엔화 강세 저지 노력이 ‘캐리 트레이드’ 활성화와 상품가격 상승에 일조를 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유동성을 흡수하기 전까지 유가 및 상품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유가와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그동안의 경기회복과 유동성 팽창 환경하에서 동반 상승해오던 움직임은 앞으로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유가 수준이 너무 높아 추가 상승 시 경기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여 유가 및 상품가격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충격은 일정 정도 상쇄할 수 있겠지만 소비심리 및 기업활동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2008년 한국의 무역수지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세계 수요 확대 및 환율 수준을 감안할 때 경제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유가 수준은 120∼130달러로 추정된다.

미국도 이제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휘발유 소비 금액이 전체 소매 매출의 10%를 차지했다. 2008년에 기록했던 12%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크게 늘어나기 힘든 가운데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 여력을 줄이는 변수다.

유가가 경제에 부담을 주는 수준을 넘어서기 이전에 조정이 발생할 것인지가 중요해 보인다. 유가 조정과 함께 주식시장도 부진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실물 경제로 충격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유가가 추가 급등할 경우 세계 경기 및 원유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유가 상승세를 억제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원유시장을 둘러싼 수급 불안이 산유국의 증산으로 이어질 경우 △중동지역이 안정을 되찾을 경우 △빠른 약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진정될 경우 유가 급등세가 완화될 수 있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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