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밀라노 가구박람회… 올 가구 대세는 ‘스노화이트+원색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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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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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가구업계의 한 해 트렌드를 미리 엿볼 수 있는 밀라노 국제 가구박람회 2011(i Saloni 2011)이 12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교외의 종합전시관 ‘피에라 밀라노’에서 막이 올랐다. 17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는 2700여 업체가 참가했다.

올해로 50번째를 맞는 밀라노 가구박람회는 독일 쾰른, 미국 하이포인트 박람회와 더불어 세계 3대 가구박람회로 불리지만 그 규모나 역동성 면에서는 다른 행사를 압도한다. 이들 3대 행사를 꾸준히 참관하며 디자인 역량을 키우고 있는 에이스침대의 안성호 사장은 “규모로만 보면 밀라노와 쾰른 박람회가 비슷하지만 쾰른은 5년에 한 번만 봐도 충분할 만큼 변화가 없는 반면 밀라노 박람회는 한 해도 거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밀라노 가구박람회에는 에이스침대를 포함해 한샘, 까사미아, 리바트 등 국내 가구업체가 일제히 디자이너를 파견했다. 올해 이 행사를 찾는 방문객은 33만여 명으로 예상된다. 이 중 한국인도 2000명이 넘어 “이 정도면 전세기를 띄워도 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6일간의 이 박람회가 가져오는 경제 파급효과가 4억5000만 유로(약 7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람 얼굴 모양의 의자.
사람 얼굴 모양의 의자.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이는 디자인 트렌드는 세계 각국, 특히 한국이나 중국 등에서는 2, 3개월 만에 모방품을 만들어낼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 이 때문에 펜디, 바치 등 고가(高價) 가구업체는 부스에서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올해 밀라노 가구박람회의 특징은 순백색. 침대 소파 장식장을 가리지 않고 메인 색상으로 스노화이트를 쓰되, 포인트를 주기 위해 강렬한 원색을 섞는 경향을 보였다. 침대 전문업체인 플루는 일부 상아색 제품을 빼고는 전시한 제품의 절반 이상을 화이트 컬러로 꾸몄다. 유명 가구 브랜드인 폴리폼과 미노티도 화이트에 블랙을 섞은 거실장, 소파, 장롱을 선보였다. 부엌가구 및 주방용품 업체인 알레시 역시 백색 광택소재에 블랙 실버 레드를 혼합한 제품을 전시했다.

박람회를 둘러본 안 사장은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와 한국 업체의 차이점으로 ‘디자인의 다양성’을 꼽았다. “이탈리아 업체는 1년에 1, 2개의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반면 한국 업체는 유행에 민감한 때문인지 너 나 할 것 없이 비슷한 디자인에 매달립니다. 이탈리아와 한국의 가구업체가 각각 1000개라면 이탈리아에서는 매년 1000개 이상의 새 디자인이 나오는 반면 한국은 5, 6가지 디자인밖에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구는 해마다 진화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가구는 어떤 모습일까. 이번 행사 주관업체인 코스미트 회장이자 이탈리아 가구연합회 회장인 카를로 굴리엘미 씨는 “가구는 혁명적으로 바뀌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혁명이 결국은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라노=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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