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버핏이 왔다” 설레는 대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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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투자中企 대구텍 제2공장 기공식 참석 방한

“기업하기 좋은 도시 홍보” 시 전체가 지극정성 모시기

20일 오후 9시 대구공항 활주로.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1)이 전용기 트랩을 내려오자 기다리고 있던 김범일 대구시장은 버핏 회장과 정겨운 인사를 나누며 포옹했다.

김 시장은 이날 대구시 간부들과 함께 버핏 회장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대구공항에서 기다렸다. 일반 여객기와 달리 전용 비행기는 도착 시간이 예정 시간과 몇십 분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 버핏 회장이 출구로 나오자 시민 300여 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그는 “3년여 만에 다시 대구에 와서 기쁘다”며 “미국에서도 이런 환영은 받아보지 못했다”며 마중 나온 시민과 일일이 손을 잡았다.

대구시가 세계적인 투자가인 ‘버핏 모시기’에 지극정성이다. 대구공항에서 숙소 호텔까지 이동하는 구간은 물론이고 21일 대구시내를 이동하는 전 구간에서 버핏 회장이 탄 승용차 앞뒤로 경찰이 특별 에스코트를 한다. 특히 김 시장은 버핏 회장이 대구에 머무는 동안 승용차를 함께 타고 다니며 ‘대구 홍보맨’으로 나선다.

버핏 회장이 대구에 온 것은 자신이 투자한 대구텍(대구 달성군 가창면)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대구텍은 이스라엘 절삭공구 전문기업인 IMC그룹 계열사로 일제강점기에 강원 상동광산과 대구 달성광산을 바탕으로 텅스텐 가공업을 해온 대한중석의 후신. 1998년 IMC가 인수하면서 지금 이름으로 바뀌었다. 2006년에는 버크셔해서웨이가 IMC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버핏이 경영권을 갖게 됐다. IMC그룹은 대구텍에 10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대구시가 버핏 회장을 각별히 챙기는 이유는 그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투자한 중소기업인 대구텍을 통해 대구를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알리기 위해서다. 버핏 회장은 2007년 10월 대구텍을 처음 방문했을 때 김 시장이 극진한 예우를 하면서 대구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 회장은 당시 김 시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버핏 회장이 21일 오전 당초 일정에 없던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을 방문하는 것도 이런 우정 덕분이다.

김 시장은 “버핏 회장이 투자한 대구텍의 발전 모델은 대구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엄청난 효과가 있다”며 “글로벌 인물인 버핏 회장이 대구육상선수권과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에도 관심을 갖도록 충분히 설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김 시장의 주선으로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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