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확 내릴 제4移通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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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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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업 신청 ‘한국모바일인터넷’ 조만간 승인 심사

“정부가 무섭긴 하지만 더 걱정되는 건 무한 경쟁입니다.”

최근 만난 한 통신사 임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놨다. 기존 3대 통신사들이 제4이동통신사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의 출현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4이동통신사와 MVNO는 그동안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과점해 온 한국 통신시장에 새로 등장하게 될 ‘뉴페이스’들이다. 제4이동통신사는 기존 통신사와는 다른 통신망을 설치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MVNO는 기존 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이를 소비자에게 되파는 사업자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정유업계와 통신업계를 지목해 요금 인하 압력을 가하면서 이 같은 신규 통신사업자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통신시장의 새 얼굴 등장할까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초고속 무선인터넷 통신인 ‘와이브로’ 통신망을 이용한 통신사업 승인을 신청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에 대한 심사가 이달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심사에서 KMI가 사업 승인을 받는다면 1999년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2001년 KT가 한솔PCS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10년간의 이동통신 3사 과점 체제가 끝나게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통신시장이 3사 체제로 유지됐던 건 통신사가 난립하면 통신망과 기지국 설비에 과잉 중복투자가 이뤄져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와이브로 통신망은 2005년 사업권을 얻은 KT와 SK텔레콤의 투자가 부진하자 정부가 신규 사업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꾼 것이다. 공종렬 KMI 대표는 “기존 통신사들이 2007년 설치한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통신망에 대한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고의로 와이브로 투자를 늦추고 있다”며 “이런 투자비 회수 부담에서 자유로운 KMI는 발전된 기술인 와이브로를 이용해 품질 좋은 통신서비스를 값싸게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7월이면 MVNO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MVNO는 기존 통신사로부터 도매가격으로 통신망을 빌린 뒤 이를 이용해 가입자를 모으고 소량사용자와 같은 ‘틈새시장’을 노리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의무적으로 이런 도매판매를 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도매가격은 SK텔레콤이 소비자로부터 받는 요금보다 31∼44% 할인된 수준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MVNO는 KMI처럼 자체 통신망을 설치하는 게 아니어서 ‘과잉 투자’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롭다.

○ 파격적인 요금제도 가능

그동안 기존 3개 통신사는 한 통신사가 요금제를 내놓으면 비슷비슷한 요금제를 따라 내놓았다. 경쟁이 적었기 때문이다. 최근 비싼 기본요금 때문에 가계통신비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된 스마트폰 요금제가 소비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신규 통신사들은 이런 구도를 뒤흔들겠다는 계획이다. KMI는 가정용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료를 모두 합쳐 월 3만5000원만 받는 파격적인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 MVNO 사업을 준비하는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이동원 전략기획팀장은 “휴대전화 요금에서 매월 꼬박꼬박 내는 기본료를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요금제를 고려하고 있다”며 “기존 통신사보다 통신요금이 최소 20% 이상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경제학과 안형택 교수는 “정부가 기업의 요금을 올려라 내려라 간섭하는 건 반(反)시장적 정책”이라며 “규제를 줄이고 신규 사업자들의 진입을 도와 경쟁을 촉진시켜 요금을 낮추는 식의 방향을 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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