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갤럭시S’ 집단소송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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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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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 모델 띄우기 위해 업그레이드 고의 지연”
일부고객 제소 채비… 삼성 “통신사와 해결중”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갤럭시S의 안드로이드 2.2(프로요)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가 지연되면서 미국 통신사인 T모바일의 갤럭시S 사용자 일부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지난해 10월부터 유럽 국가들에 이어 11월 한국에서도 갤럭시S의 프로요 업그레이드를 시작했지만 미국에선 아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T모바일은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이동통신사로 삼성의 갤럭시S를 지난해 7월부터 바이브런트(Vibrant)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와 윈도 모바일 OS 개발자 모임인 ‘XDA포럼’의 한 회원이 최근 “삼성전자가 T모바일을 통해 조만간 내놓을 예정인 갤럭시S의 4세대(4G) 모델을 띄우기 위해 프로요 업그레이드를 일부러 늦추고 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 웹사이트를 통해 “삼성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 등에 결함이 있음에도 OS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 사용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현지 로펌을 통해 변호사 섭외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웹사이트들은 집단소송과 관련한 보도에서 삼성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3G 이동통신망보다 최대 5배 빠른 4G 롱텀에볼루션(LTE) 전용의 스마트폰을 올 상반기(1∼6월) 미국에서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미국에 수출하는 갤럭시S는 4개 통신사별로 사양과 기능이 제각각이어서 업그레이드에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이라며 “4G 모델을 띄우기 위한 의도는 없고 조만간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업그레이드를 시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삼성은 T모바일은 물론이고 미국 내 1위 업체인 버라이존과 AT&T, 스프린트 등 4대 통신사 모두에 갤럭시S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OS 업그레이드로 곤욕을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15일 국내에서 갤럭시S와 갤럭시A의 프로요 업그레이드를 시작했으나, 소비자들이 이미 설치한 애플리케이션과 각종 개인 데이터가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모두 삭제되는 바람에 큰 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삼성은 11일 뒤인 26일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도록 업그레이드 방식을 보완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가까스로 진정시킬 수 있었다.

업계에선 삼성이 현지 통신사인 T모바일 등과 업그레이드 비용 등을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시기가 미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휴대전화 업그레이드를 제조사가 전담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사안에 따라 통신사와 제조업체가 비용을 나눈다. 이와 함께 애플 앱스토어는 단일한 애플리케이션 시장으로 유지, 관리되는 반면에 안드로이드 마켓은 삼성 앱스, T스토어 등으로 유통채널이 다양해 구글과 각 제조업체 간에 유기적인 협조가 힘든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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