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사원 채용하면, 그 부모까지 덤으로 따라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7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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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은 14일 신입사원 80명의 연수 수료식에 부모님을 초청했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LIG인재니움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 회사 신입사원들은 부모님에게 회사 배지와 명함을 드렸다. 이효구 LIG넥스원 사장은 "인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신입사원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신입사원 연수 수료식이나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에 부모를 초청하는 것은 이제 기업들에서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 신입사원의 부모 앞으로 최고경영자(CEO)가 감사 편지와 꽃다발, 와인 등을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아예 신입사원 부모에게 해외여행을 시켜줬다. 지난해 12월 10~11일 1박 2일로 신입사원 150명과 부모, 김용성 총괄 사장 등 약 500명이 중국 옌타이(煙臺) 현지법인을 다녀온 것. 부모들은 두산인프라코어 공장을 견학하고 주변 지역을 관광했으며, 몇몇 부모는 저녁 시간에 '부모님 사랑합니다'라는 건배사를 듣고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같은 두산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에서도 지난해 말 박지원 사장이 신입사원과 부모 등 500여 명을 공장이 있는 경남 창원시로 초청했으며, GM대우자동차는 지난해 신입사원 부모를 인천 부평본사로 초청해 마이크 아카몬 사장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해당 기업들은 이 같은 행사를 연 배경에 대해 "인재를 중히 여기는 기업 철학을 알리고 사원 가족과도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솔직한 속내는 '사원들의 마음을 얻는데 부모를 한 편으로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LIG넥스원 측은 "신입사원이 사회생활 첫 1년 동안 분명히 힘든 순간이 올 텐데 직장에서도 선배들이 도와주겠지만 부모만큼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젊은 사원들의 부모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신세대 직장인을 다룬 책 '밀레니얼 제너레이션'은 아예 "신세대 사원을 채용하면 그 부모까지 덤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이 부모를 초청하는 행사를 여는 것도 이런 활용법의 일환인 셈이다.

신입사원 부모님에 특히 공을 들이는 회사 중 상당수가 실속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진 중공업 회사이거나 주력 사업장이 지방에 있는 업체인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1차적으로는 신입사원들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애사심을 키워주기 위한 행사였지만 부모에게 우리 회사 업종을 설명하고 중국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는 점 등을 알리기 위해 기획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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