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재미 느끼는 경험디자인 할 것” 이건표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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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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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예쁘고 색깔이 아름다워야 좋은 디자인이라는 기기(디바이스)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에서 9월 LG전자로 자리를 옮긴 이건표 디자인경영센터장(부사장·54·사진)은 지난달 말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LG전자는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을 하게 하는 디자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사용자경험(UX) 디자인 석학인 그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흔히 생각하는) 기기를 예쁘게 만드는 디자인이 아니라 모든 걸 총체적으로 생각해 소비자가 심리적으로 관여를 하게 하는 경험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벅스를 예로 들었다. 테이블과 컵이 소품이며 고객이 배우인 무대(매장)에서 이들을 서비스로 연결해 주는 스타벅스의 모델은 고객들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이미 물건을 예쁘게 만드는 차원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소비자가 체험을 통해 재미를 느끼게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에 몸담고 있는 동안의 목표에 대해 그는 “애플이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듯이 한국의 LG전자도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화두를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의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의 집사 역할을 할 것이며 집사 역할에 충실한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폰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LG전자의 가전제품에서는 앞으로 디스플레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작업을 고르고 버튼을 누르는 과정을 재미있게 만들 방침이다.

25년 동안 교수 생활을 한 이 부사장은 학계에서 쌓은 경험을 기업에 전수하되 너무 학자적인 모습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방문을 걸어 잠그고 혼자 디자인하면 안 된다”며 “경영진과 디자이너 사이에서 대화를 하고 철학을 전달하는 에어 매니지먼트(Air Management·분위기 경영)를 하는 것이 임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인 구본준 부회장에 대해서는 “이미 디자인 경험이 많으신 분”이라면서 “고객 중심 사고와 실행 가능한 디자인을 강력히 주문했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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