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추가협상 사실상 타결… 축산물-의약품 분야 美양보 얻어내
양국 대통령 재가받으면 6일 공식 발표키로… 기존 협정문 수정 불가피… 비준과정 논란 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3일 오전(현지 시간) 사실상 타결됐다. 한국 측에서는 자동차 관련 분야를 양보하고, 미국 측에서는 축산물과 의약품 분야를 양보하는 선에서 양측은 합의했다. 당초 예정된 협상시한을 이틀 넘긴 나흘 만이다. 2006년 6월 한미 양국이 협상을 시작한 후 4년 6개월 만에 추가협상을 거쳐 타결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쪽에서는 민주당 등 야당이 협의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굴욕협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다, 미국 의회 역시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 반발할 것으로 보여 양국 의회에서 비준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3일 오전 8시부터 메릴랜드 주 컬럼비아 시 셰러턴호텔에서 협상을 시작해 나흘째 막판 협상을 갖고 쟁점 조율에 나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김 본부장과 커크 USTR 대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20여 분간 열린 통상장관 회담을 끝내면서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자동차 등 제한된 분야에 대해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양측 협상대표단은 이번 회의 결과를 각각 자국 정부에 보고하고 양국 대통령의 최종 확인을 거쳐 구체적인 내용을 6일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협상에서 쇠고기 부문은 협상하지 않았다”며 “협상을 바라보는 국민과 언론의 우려를 깊이 생각하면서 협상에 임했으며 한미 양국이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협상에서 한국은 한국산 승용차 관세(2.5%) 폐지 기한 연장 등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미국 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는 대신 축산물 분야 등 다른 분야에서 미국에 개선사항을 요구해 관철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해 달라는 미국 측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산 자동차와 미국산 축산물 한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 시기가 각각 5년 뒤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협상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미국의 요구가 거셌던 자동차 분야”라며 “미 업계의 요구가 컸고 많은 것을 얻고 싶어 했지만 기왕에 합의한 사항을 가급적 지키면서 양국의 이익 균형을 맞춰나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자동차 관련 부분은 한미 FTA 협정문을 수정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내년에 한미 양국 의회에서 비준동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앞으로 한 달여 동안 실무 차원에서 이번 합의내용을 FTA 협정문에 반영하는 조문화 작업을 거쳐 연말경 새로운 한미 FTA 협정문 서명식을 가질 계획이다.
양국 의회가 한미 FTA 비준을 서두르면 내년 상반기 안으로 비준동의 절차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0일 유예기간’을 감안하면 발효는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컬럼비아(메릴랜드 주)=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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