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골프]코치로… 매니저로… 골프와 결혼한 ‘그린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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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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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지 코치-전현숙 티골프스튜디오 대표

두 살 터울인 전현지 코치(오른쪽)와 전현숙 티골프스튜디오 대표는 다정한 자매이자 골프업계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동반자이다. 이들은 선수지도와 관리에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제공 티골프스튜디오
두 살 터울인 전현지 코치(오른쪽)와 전현숙 티골프스튜디오 대표는 다정한 자매이자 골프업계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동반자이다. 이들은 선수지도와 관리에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제공 티골프스튜디오
그들은 필드의 용감한 자매로 불린다. 전현지 코치(39)와 전현숙 티골프스튜디오 대표(37). 언니는 유망주를 발굴해 키우고 동생은 골프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1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김인경(하나금융)과 남자 골프계 영건으로 떠오른 아시아투어 상금 1위 노승열(타이틀리스트)은 자매의 관리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다. 언니는 신지애(미래에셋)를 골프 여제로 키운 주인공이기도 하다. 골프 매니지먼트 업체를 이끌고 있는 동생은 선수 관리와 스폰서 계약 등을 전담한다. 프로 골퍼 출신인 언니는 스윙 코치로 호흡을 맞춘다. 올해 노승열은 이들 자매의 지원 속에 한층 성숙된 기량을 선보이며 LG전자, 골프인 두바이, 명품의류업체 휴고보스 등과 연이어 굵직한 후원 계약에 성공했다.

회사 이름에 티(Tee)를 쓴 이유에 대해 이들은 “둘이 상의해 결정했다. 티 없이 골프를 칠 수 없듯 꼭 필요한 존재가 되겠다는 의미다”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과 백화점, 자동차회사의 다양한 골프 관련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골프 전문가를 초청해 골프장 마케팅 콘퍼런스를 개최해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12월 2일 곤지암리조트에서 일본의 골프전문업체 PGM그룹의 임원과 잔디 전문가를 초청해 2회째 행사를 연다.

골프와의 인연은 언니가 빨랐다. 전 코치는 서울 서문여고 1학년 때인 1987년 부모님의 영향으로 뒤늦게 클럽을 잡았다. “시작은 늦었어도 골프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마음먹었기에 진짜 열심히 했어요.” 경희대 체육과를 거쳐 프로에 뛰어든 전 코치는 199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선수보다는 지도자를 꿈꾼 그는 LPGA투어 클래스A에 이어 건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자대표팀 코치를 지냈던 그는 2003년에는 KLPGA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았다. 서울대에서 골프강의도 하고 있다.

전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거쳐 제일기획에서 스포츠마케팅 업무를 하다 남캘리포니아대(USC)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2005년 회사를 설립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주니어골퍼로 이름을 날린 송나리, 아리 쌍둥이 자매와는 외사촌지간인 골프 가족이기도 하다.

선수를 보는 눈도 깐깐하다. 전 코치는 “선수의 의지가 강해야 하며 부모가 자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본다. 동생과 꼭 면접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일단 영입한 선수에게는 단순히 운동을 떠나 체력과 정신력 트레이닝뿐 아니라 어학, 헤어스타일, 메이크업까지 전문가를 통한 세세한 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대표는 “선수와 에이전트가 같은 비전을 갖고 꿈을 함께 그려간다. 선수를 위해 24시간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둘 다 미혼으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집에서 혹시 걱정은 하지 않을까.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엄마 아빠와 같이 여행, 낚시도 하고 오히려 더 좋아하세요. 호호.”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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