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체제…“올 것이 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7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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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물갈이-발탁인사 전망..전략기획실 기능 부활할 듯
오너 3세 체제 본격화..'영 삼성' 진로에 기대·우려 교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42)의 승진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이 부사장은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17일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참관하고 전용기편으로 이 부사장과 함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길에 "아드님 승진을 결정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 부사장이 승진하게 되면 지난해 12월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된 뒤 1년 만에 사장이 되는 것이어서 삼성그룹의 3세대 경영권 승계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사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영기획실 상무보와 상무 및 전무 겸 최고고객책임자(CCO)를 거쳤다.

올해 42세인 이 부사장이 사장이 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12월 사장단 인사에서는 젊은 사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규모 발탁인사와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최근 이 회장이 '젊은 리더론'과 '젊은 조직론'을 강조한 것과 11일 광저우로 출국하는 길에 "될 수 있는 대로 (연말 인사 폭을) 넓게 하고 싶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경우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던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단순한 승진일 뿐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승진을 하더라도 이 회장님이 경영의 중심축으로 남아 있을 것이며 이 부사장이 계열사 사장이 될지, 사업부를 맡을지, COO로서의 역할이 강화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36세 때인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이 됐으며 1979년부터 그룹 부회장으로 있다가 1987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타계 이후 회장에 올랐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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