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쇠고기 충돌’ … 美 “수입 확대” 韓 “절대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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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 못좁혀 난항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쟁점 협상이 양측 간 이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난기류에 빠졌다. 11일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 이전까지 합의안 도출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정부 내부에서도 협상 전망이 엇갈려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10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사흘째 열린 한미 통상장관회담에서 양측은 협상 실무진 차원의 최종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사흘간의 협상을 통해 양국이 의견을 충분히 교환했다. 이제 (양국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국가 정상들이 담판 형식으로 마무리지을 사안이 아니다. 끝까지 실무진이 협상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협상단은 이날 저녁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핵심 쟁점들을 정리해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각각 보고한 뒤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밤늦게까지 협상을 다시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장관회담에서 최종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한 것은 이날 미국 측이 논의 막바지에 쇠고기 수입 확대라는 초강수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한국에 ‘큰 폭의 양보’를 거듭 요구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눈에 띄는 경제적 성과를 얻어야 하는데 ‘한미 FTA’를 핵심 타깃으로 정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협상 막판에 핵심 쟁점인 자동차 부문에서 한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을 추가로 요청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한국 측은 “한미 FTA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양국의) 시각차가 생각보다 워낙 커서 합의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미 FTA 타결’의 모멘텀을 다시 마련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양국 정상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출국하는 12일까지만 타결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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