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서밋 개막 만찬]10명도 모으기 힘들다는 거물 CEO 110여명 ‘별들의 만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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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반 동안 화기애애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비즈니스 서밋이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첫 공식 일정인 환영 리셉션과 만찬에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배우자,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 주한 외교사절, 국내외 경제단체장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비스타홀에 마련된 만찬장에는 10명 이상 모이기 힘들다는 정상급 CEO 11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들은 2시간 반가량 만찬을 즐기며 비즈니스 서밋의 성공을 기원했다.

○ 실물 경제 거물들의 만찬

8일 시작된 CEO 입국 행렬은 이날 절정을 이뤘다. 11일 새벽 입국할 일부 CEO를 제외하고 110명 이상이 참석 등록을 마쳤다.

환영 만찬은 한마디로 ‘별들의 향연’이었다. 외신에서나 접할 수 있던 거물급 CEO들이 속속 만찬장에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국 CEO 15명 중에는 해외 출장 때문에 11일 개막총회부터 합류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제외하고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모두 참석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장남 동관 씨(27)를 대동해 눈길을 끌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비즈니스 서밋 참석자는 아니지만 만찬을 함께해 지난달 말 경영에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섰다.

사공일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G20 정상들이 비즈니스 서밋의 권고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즈니스 서밋이 G20 정상회의 프로세스에 추가될 경우 국제 경제 협력의 최상위 포럼으로 좀 더 효과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비즈니스 서밋을 제도화하고 G20이 세계 경제 운영체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미주지역과 정보기술(IT) 기업을 대표하는 제임스 발실리 RIM 회장, 아시아를 대표하는 장젠칭 중국공상은행 회장, 컨비너(의장) 대리인을 대표하는 브라이언 브링크 앵글로아메리칸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차례로 소감을 밝히며 화답했다.

만찬은 5개 코스로 구성된 한식 퓨전 메뉴가 나왔다. CEO들의 출신 국가나 취향이 다양한 점을 고려해 이슬람식 메뉴와 채식 메뉴도 준비했다. 피터 샌즈 스탠더드차터드 CEO와 스티븐 그린 HSBC 회장은 컨비너를 대표해 건배사를 하며 “G20 정상회의에 민간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서밋을 만들어 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만찬장 입구에는 CEO 117명의 캐리커처가 돌아가면서 상영되는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TV가 설치돼 인기를 끌었다. CEO들은 자신의 캐리커처가 나올 때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미소를 지으면서 즐거워했다. 포토월에서는 최신 기기를 활용해 사진을 찍어주고, 원하는 참석자에게는 즉석 인화까지 해줘 첨단 기술을 과시했다. 한국적 배경과 첨단 IT를 접목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미디어월도 인상적이었다.

‘그린타이 세리머니(Green tie ceremony)’도 이색적이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리셉션 직전에 녹색 넥타이를 함께 매고 예를 갖춘 것. 녹색 넥타이는 푸른 서울과 청정에너지의 상징으로 녹색 서밋(Green Summit)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유명 디자이너 케이 킴 씨가 디자인한 의전 요원들의 정장도 차분하고 단아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만찬을 통해 교류를 시작한 CEO들은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개막총회에 이어 본격적으로 4개 분과별 라운드테이블 협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 비공식 일정, 개인 비즈니스도 활발

사전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컨비너들은 비공식 회의와 인터뷰를 소화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베스타스의 디틀레우 엥엘 CEO가 이끄는 녹색성장 분과 3개 워킹그룹의 컨비너들은 10일 이른 아침부터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들은 9일 공개된 사전 보고서가 G20 정상회의에 최대한 잘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들의 개별 비즈니스도 활발했다.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그룹 페트로베트남의 딘라탕 회장은 비즈니스 서밋 기간에 KOTRA, SK 등 8개 한국 기업과 255억 달러 규모의 석유, 건설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는다고 밝혔다.

국내 CEO들은 해외 CEO들과 개별 미팅을 계획하고 있다. 비즈니스 서밋 폐막 다음 날인 12일 최태원 SK 회장은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은행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 및 토드 브래들리 HP 부사장과 만날 예정이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마르완 라후드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EADS) 전략 및 마케팅 총괄 회장과 만나 대한항공의 항공기 부품을 EADS에 추가로 납품하는 문제와 양사 간 공동 연구개발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리오틴토, 알스톰 등 에너지 기업과 회동하고, 김승연 한화 회장은 파트리크 크롱 알스톰 회장과 만날 예정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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