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8]정상 만찬 메뉴 “아직은 비밀”

  • 동아일보

비빔밥으로 입맛 사로잡고 지역 특산酒로 흥취 돋우고

전주비빔밥, 갈비, 김치….

주요 20개국(G20) 정상을 위한 환영만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음식들이다. 현재 환영만찬 메뉴는 극비. G20준비위원회 서형원 부단장은 2일 “곧 메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영만찬 케이터링 업체로 선정된 롯데호텔 측은 한식의 세계화라는 취지에 맞춰 음식을 준비할 예정이다. 세계 20개국 정상과 배우자는 물론 수행원과 기자단 모두 한식을 맛보고 체험하는 만큼 한식 세계화에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2009년 한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도 첫날 환영만찬과 다음 날 오찬에 모두 한식이 오른 바 있다. 당시 주요 메뉴는 백련초 물김치, 녹두죽, 제주산 전복, 은대구 등이었다. 롯데호텔 서울 총주방장 이병우 이사는 G20 정상회의 메뉴 선정위원이기도 하다. 고추장, 된장, 마늘, 깨 등 전통 식재료를 접목한 서양요리 전문가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 전주비빔밥은 한식세계화추진위원단 명예회장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달 22일 전북 전주시를 방문할 당시 “퓨전식 비빔밥을 올리자는 건의가 있었는데 우리 전통의 맛을 알리기 위해 전주비빔밥을 올리도록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은 “비빔밥은 다양한 조리법과 갖가지 재료가 다 합쳐져 먹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한국의 맛을 다 합친 음식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념에 재워 고기를 연하게 만든 갈비도 한국에서 열리는 정상회의 만찬의 단골 메뉴였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는 너비아니,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는 소갈비구이, 지난달 2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는 떡갈비가 나왔다. 김치 역시 세계적인 발효음식으로 인지도가 높은 만큼 백김치 등 다양한 형태로 만찬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음식을 담는 식기 역시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05년 APEC 정상회의 때는 무병장수를 의미하는 십장생 등 한국 전통 문양이 새겨진 자기류가 사용됐다. 한 원장은 “만찬에서 한국 음식의 미를 함축해 보여주려면 식기부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한국 특유의 여유를 보여주기 위해 큼직한 식기를 쓰고 전통미를 살린 백자나 분청, 청자 등의 식기를 사용하면 안성맞춤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적 특색을 담은 음식들도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G20 재무장관 회의 때는 청도감와인과 문경지역에서 생산한 오미자술 등이 상에 올랐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은 “한식은 제철의 자연재료로 만든 건강식으로 맛은 물론 영양의 균형이 좋아 먹어서 약이 되는 음식이다. 각국 정상들 부부에게 이런 한식의 맛과 멋을 알리면 큰 감동을 받을 것이고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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