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F1]“올해도 폭설이 펑펑 내려줬으면”… 겨울을 기다리는 스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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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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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 낮춘 독특한 박서엔진+풀타임 사륜구동 위력
“눈길… 빗길… 오르막… 커브길… 우리를 따를 차는 없다”


《지난해 1월 교통을 마비시키고 ‘물류 대란’까지 일으켰던 폭설이 기억나시는지. 기상당국이 적설량 측정을 시작한 1937년 이후 서울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그날은 하필 새해 첫 출근날인 1월 4일이었다.

당시 인터넷의 화제 중 하나는 국산 경차는 힘겹지만 그래도 올라가는 눈길 언덕을 값비싼 후륜구동 수입자동차들이 못 올라가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들이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올해도 혹시 도심에 폭설이 내리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는 수입자동차회사가 있다. 올해 5월부터 한국에 본격 판매를 시작하느라 폭설 덕을 못 본, 눈과 오르막, 커브길에 강한 자동차 메이커 ‘스바루’다.》

○“스바루 성능 보여줄 겨울을 기다린다”

지난해 2월 경기 이천시 지산 포레스트리조트 스키장에서 스바루의 중형 세단 ‘레거시’를 타고 눈 덮인 슬로프를 올라가는 이벤트를 벌였던 스바루코리아는 내년 2월에도 또다시 스키장 시승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만큼 눈길, 빗길, 산길에 강하고 겨울철이 기다려진다는 설명이다.

스바루 차량의 특징은 ‘수평대향형 박서엔진’과 ‘대칭형 AWD(상시사륜구동) 시스템’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오르막이나 커브길에서도 도로에 착 달라붙는 듯한 안정감은 이 두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우선 수평대향형 박서엔진은 다른 자동차회사의 직렬 엔진이나 V형 엔진과 달리 실린더가 수평 배치돼 차체의 무게중심이 낮고 진동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상시사륜구동 시스템 역시 회사 측이 “우리의 사륜구동을 일반적인 사륜구동이라고 여기면 섭섭하다”고 강조할 정도로 남다르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크게 풀타임 사륜구동과 파트타임 사륜구동으로 나뉜다. 풀타임 사륜구동이 항상 네 바퀴에 동력을 전달한다면, 파트타임 사륜구동은 평소에는 이륜구동 방식으로 달리다가 노면 상태에 따라 운전자가 스위치나 레버 조작을 통해 네바퀴굴림 방식으로 바꾸는 형태다. 전자제어 타입의 ‘스탠바이(standby) 방식’은 평상시에는 이륜구동으로 주행하다가 슬립을 감지하면 순간적으로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바퀴의 미끄러짐을 감지한 후 사륜구동으로 전환해 이를 제어하는 데까지 반응시간이 다소 걸린다.

스바루의 기계식 대칭형 AWD 시스템은 평상시 항상 네 바퀴에 토크를 배분하는 풀타임 방식으로, 이륜구동은 물론 다른 사륜구동 방식과 스바루의 기술을 구분하는 핵심 요소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박서엔진의 힘을 네 바퀴에 골고루 전달해 각 바퀴의 구동력을 최대화할 수 있고 구조적으로 좌우 대칭이 완벽해져 균형감이 뛰어나고 서스펜션 성능이 탁월하다.

○박서엔진과 결합, ‘깊이 있는’ 사륜구동

대칭형 AWD 시스템은 박서엔진과 결합하면서 성능이 배가된다. 무게중심이 낮은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일직선으로 배치돼 있어 프로펠러 샤프트를 중심으로 정확히 중간 지점에 파워 트레인을 장착할 수 있고 그만큼 좌우 중량 밸런스가 향상되는 것.

이륜구동이든 사륜구동이든 대부분의 차량은 엔진이나 트랜스미션이 구조상 좌우 한쪽으로 쏠리게 장착되어 좌우 중량 밸런스가 다르게 되는데, 이 경우 중량이 작은 쪽의 타이어 접지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슬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박서엔진과 결합한 대칭형 AWD 시스템은 위에 설명한 특징 덕에 타이어의 접지 성능이 좋아져 겨울철 미끄러운 눈길이나 빙판길, 혹은 좌우 바퀴마다 각기 다른 노면 상태의 도로를 달리는 상황에서도 원하는 트랙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이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

또 무게가 많이 나가는 장치 중 하나인 트랜스미션을 휠베이스 내에 장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코너링에서 직렬엔진보다 차량의 관성 모멘트가 작아져 조향감은 민첩해지고 승차감은 개선된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스바루코리아 관계자는 “스바루의 대칭형 AWD 시스템은 처음 설계부터 박서엔진과 한 세트를 이루도록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기존 구조에 추후 덧붙여서 만들어지는 여느 사륜구동 차량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전륜구동 차량이 가파른 길에서 출발할 때 가속이 힘든 것은 보통 후륜이 하중을 많이 받고 전륜에는 하중이 적게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바루 차량들은 대칭형 AWD 시스템이 네 바퀴에 토크를 나누므로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다. 트렁크에 무거운 화물을 적재했거나 뒷좌석에 사람이 많이 탄 경우에도 네 바퀴로부터 골고루 구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륜구동 차량은 가속페달에서 갑자기 발을 떼면 전륜이든 후륜이든 두 바퀴에만 엔진 브레이크가 걸려 노면이 미끄러울 때 자칫 위험해질 수도 있지만 대칭형 AWD 시스템은 네 바퀴 모두에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기 때문에 안정적인 제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스바루의 자랑거리다. 그래서 스바루는 곧 다가올 겨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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