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두부 디저트바 ‘쿄토푸’ 여는 美청년 마이클 벌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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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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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푸딩-막걸리 셔벗 맛보세요”

두부 디저트 바 ‘쿄토푸’의 창업자 마이클 벌 씨. 그는 “두부의 맛과 질감에 매력을 느낀
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두부 디저트 바 ‘쿄토푸’의 창업자 마이클 벌 씨. 그는 “두부의 맛과 질감에 매력을 느낀 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렇게 풍부하고 깊은 맛이라니!’

일본 교토에서 친구네 두부 가게를 우연히 찾아갔다가 인생 항로를 바꾼 미국 청년이 있다. 친구의 아버지는 50년이 넘게 두부를 만들어온 장인이었다. 청년은 미국과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두부 만드는 법을 배웠다. 2000년대 중반의 일이다.

2006년 가을 마이클 벌 씨(28)는 잘 다니던 JP모건체이스은행을 그만두고 2006년 가을 뉴욕 맨해튼에 두부를 주재료로 한 디저트 바 ‘쿄토푸’를 열었다. 조지타운대 동창이자 같은 회사 동료인 니콜 버멘솔로 씨와 의기투합한 것이다.

식당 이름은 ‘쿄토’와 ‘두부(tofu)’를 합쳐 만들었다. 일본에서 공수해온 두유로 매일 두부를 직접 만든다. 가장 맛 좋은 두부를 만들어내는 온도와 시간을 알기 위해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이 수제 두부를 기본으로 콩, 현미, 미소(일본식 된장), 유자 등을 가미한 디저트가 쿄토푸의 메뉴를 채운다.

일본에서 두부 만드는 법을 배운 벌 씨가 뉴욕에 연 두부 디저트 바가 10월 1일 서울에서 문을 연다. 두 번째 지점이자 해외 1호점이다. 서울점 오픈에 앞서 한국을 찾은 벌 씨를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쿄토푸에서 만났다.

뉴욕의 쿄토푸는 44석 규모의 그리 크지 않은 레스토랑이지만 뉴욕타임스, 뉴욕 매거진 등이 선정한 베스트 식당에 들었고 레스토랑 가이드북인 ‘자갓 서베이’에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수록됐다. 올 초부터는 전일본항공(ANA)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에 베이커리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뉴요커들이 레스토랑 리뷰 사이트에서 데이트 장소로 앞다퉈 추천하는 곳이 쿄토푸다.

“뉴욕에 수많은 일식 레스토랑이 있지만 쿄토푸가 주목을 받은 것은 새로운 콘셉트와 독특한 스타일 덕분입니다. 미국에서 두부는 건강에 좋지만 그다지 맛은 없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쿄토푸가 그런 고정관념을 뒤엎은 것이지요. 처음에는 맛보기를 주저하지만 두부 푸딩을 한 입 떠먹은 뒤에는 단골손님이 됩니다.”

쿄토푸의 대표 메뉴인 ‘시그니처 스위트 토푸’는 부드러운 두부 푸딩에 흑설탕 시럽을 곁들여 먹는 디저트. 탱글탱글한 푸딩이 스르르 녹으면서 풍부하고 진한 콩의 풍미가 입 안에 가득 찬다. 쿄토푸 서울점은 막걸리로 만든 셔벗 등 우리 식재료를 접목해 만든 메뉴도 선보인다. 벌 씨는 “한국의 막걸리와 일본의 사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다”면서 “막걸리 셔벗의 풍부한 맛을 뉴욕에도 소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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