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임직원 “어느곳에 인수되나” 연령대 따라 선호회사 갈려

동아일보 입력 2010-09-29 03:00수정 2010-09-29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대차가 이제 왜?” “그래도 부자회사가…”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양쪽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는 현대건설은 어느 쪽을 짝짓기 대상으로 더 선호할까. 일단 현대건설 임직원의 연령대에 따라 선호하는 대상이 엇갈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000년 고(故) 정몽헌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인 ‘왕자의 난’ 전에 현대건설에 입사한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현대건설 발전에 기여한 게 없는 현대차가 이제 와서 인수에 나서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정서가 형성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대건설 중견 직원은 “2000년대 초반 현대건설이 어려워져 자금 지원을 요청했을 때 현대차가 거절하는 바람에 회사가 그룹에서 분리되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위기를 맞았다”며 “이후 현대차가 발주하는 공사 입찰에서 현대건설은 철저히 배제돼 현대차는 현대건설 인수를 주장할 명분이 돈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일부 직원이 현대차에 섭섭함을 표시하는 것은 두 회사가 출발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도 관련이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1947년 현대건설의 모체인 현대토건사 설립에 앞서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창업했다. 현대토건사는 창업 이후 1년간 현대자동차공업사 사옥 내 사무실 한 칸을 본사로 사용했고 1948년에야 별도 사무실을 얻어 더부살이를 청산했다. 2000년 이전에 지은 현대차 공장은 대부분 현대건설이 시공하기도 했다. 또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면 같은 건설사인 현대엠코 때문에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계산도 현대차그룹을 꺼리는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주요기사
반면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좀 더 현실적인 이유로 ‘친현대차그룹’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아무래도 돈이 많은 회사에 인수되는 게 안정성이나 처우에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 사이에서는 “현대차에 인수되면 현대·기아차를 싸게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현대그룹보다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하는 게 현대건설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산업에서 향후 100년을 전기차가 주도한다고 보면 그 선결 요건인 충전설비 구축에 현대차와 현대건설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현대차의 해외 판매 네트워크와 브랜드파워를 현대건설이 해외 수주에 활용할 수 있고 현대차는 현대건설을 신흥시장 진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