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在日주주들 “이사회 결의 따르겠다” 전격 합의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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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사태’ 이르면 내주 이사회서 결판

■ 빅3 ‘나고야 설명회’
9일 일본 나고야 메리엇호텔에서 열린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대주주 원로모임인 간친회를 상대로 한 주주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정진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과 정환기 간친회 회장,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앞줄 왼쪽부터)의 뒤로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왼쪽부터)이 간격을 두고 앉아 있다. 나고야=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대주주 원로모임인 간친회(옛 공헌위원회)는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의 거취 문제와 고소 취하 여부 등 이번 사태와 관련된 모든 결정을 이사회 결의에 따르기로 9일 전격 합의했다.

간친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 반까지 2시간 반 동안 일본 나고야(名古屋) 시 메리엇호텔에서 28명의 사외이사와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주주설명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위성호 신한금융 부사장은 설명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조기에 이사회를 여는 데 동의하고 이사회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에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보여 ‘신한금융 내분 사태’가 예상 밖으로 빨리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반발로 이사회 일정조차 잡지 못했던 것에 비춰보면 일보 전진한 셈이다. 하지만 이사회 안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신 사장의 해임안뿐 아니라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신임을 묻는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신 사장에 대한 동정론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신 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경영진 3명이 뒤로 한 발짝 물러나고 중립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라 회장은 나고야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고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도 “셋 다 물러나면 일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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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탄치 않았던 합의 과정

이에 앞서 낮 12시경 주주들이 회의장에 속속 모여들 때만 해도 주주들은 회사 측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김요구 사외이사(삼양물산 대표)는 “(신 사장 해임과 관련해 회사 측으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 어느 편이든지 일단 설명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로 주주는 “신한은행 창립 이후 28년 동안 한번도 이런 바보 같은 짓이 없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라 회장, 이 행장, 신 사장이 돌아가며 각자의 입장을 밝힐 때까지만 해도 설명회는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원우종 신한은행 감사위원과 법무법인 푸른의 정철섭 신한은행 고문변호사가 신 행장의 부당대출과 개인횡령 혐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에 신 사장은 긴급 진행 발언을 통해 “웃는 낯으로 이야기하자는 자리가 성토장이 돼버렸다”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주주들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장두희 전 재일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라 회장을 향해 “왜 우리도 모르게 고소를 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주주들은 “신 사장은 변호사 없이 왔는데 회사 측만 변호사를 데려온 것은 불공평하다”고 항의해 정 변호사가 급기야 퇴장하는 험악한 분위기까지 갔다. 도중에 잠시 회의장을 나온 신 사장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어디서 변호사까지 사주해 가지고 와서…”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 조기 수습으로 가닥

그러나 이날 2시간 반가량 진행된 주주설명회는 종반에 접어들면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신한금융의 조직 내 불화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한 것이다. 한 재일교포 주주는 “신한은행이 짧은 기간에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외압이나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이라며 주주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사태 이후 1조 원 넘게 떨어진 시가총액을 주주들이 더는 견디기 힘든 것도 간친회가 조기 수습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이다.

결국 이사회로 공이 넘어오기는 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후유증은 오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은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동안 신한금융의 버팀목이었던 라 회장, 신 사장, 이 행장의 삼각편대가 흔들리면서 지배구조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고야=차지완 기자 cha@donga.com

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 “더 이상의 혼란 회사-주주 모두에게 바람직안해” 정환기 간친회 회장 ▼

“더 이상의 혼란은 회사에도 주주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대주주 원로모임인 간친회의 정환기 회장은 9일 주주 설명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사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재일교포 주주들은 이에 따르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초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상훈 사장 해임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주주와 의논도 하지 않고 중요한 안건을 회사가 무리하게 처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늘 이에 대해 회사 측에 항의했고 이야기도 충분히 들었다. 내가 옳다 네가 옳다 따지고만 있을 시간이 없다. 이제는 수습해야 한다.”

―그럼 간친회는 신 사장 해임에 찬성하는 것인가.

“우리는 이사회 결정에 따르기로 했을 뿐이다. 이사회에서 신 사장이 잘못이라고 판단하고 해임하면 어쩔 수 없다. 또 이사회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나 이백순 신한은행장에게 잘못이 있어 책임을 물으면 그 또한 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사회에 3명 모두 책임을 묻는 안건이 상정되나.

“이사회 안건 상정은 이사회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이사회가 모든 안건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할 것이다.”

―이사회는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 후에 열리나.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하루빨리 이사회를 열어서 문제를 매듭지어야지.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본다.”

나고야=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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