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덕에 추석 때 송이버섯 대박…”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19:58수정 2010-09-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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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사 회의실. 과일 및 야채 담당 바이어들이 다음날 상륙한다는 태풍 대책을 세우느라 초비상이었다. 하지만 생식품 담당 바이어 김성중 과장은 태풍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려 애써 표정관리를 해야했다. 지난해 가뭄으로 품귀현상을 빚은 자연산 송이버섯을 태풍 덕에 훨씬 많이 채취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태백산맥의 소나무에서만 자라는 송이버섯은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고 추석 직전 소량만 채취돼 명품 선물로 급격히 떠오른 상품. 송이버섯은 기온이 낮아지고 비가 오면서 바람이 불어야 포자가 널리 퍼져 잘 자라는데 지난 3년간 태풍이 한반도를 비켜가면서 채취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채취량이 평년의 5분의 1 수준인 50t에 불과했다. ㎏(12~14송이)당 30만 원 정도이던 가격도 사상 최고가인 150만 원까지 치솟았다. 한 송이에 10만 원이 넘을 정도로 희귀해지자 일부 상류층에선 더욱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롯데 신격호 회장도 지인들 선물용으로 수 백 ㎏을 통째로 구입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김 과장은 올 연초 업무보고 때 '추석 송이 물량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5월에는 올 여름에는 태풍 2~3개가 강타할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미리 공급선 확보에 나섰고 지난달에는 개인 휴가를 쪼개 경북 문경 봉화 울진 등을 돌며 채집꾼을 만나며 관계를 다졌다. 이런 노력 뒤에 태풍이 상륙하자 김 과장은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2008년 이후 반입이 안 되던 '북한산' 송이 수입도 재개됐다. 지난해는 북 측에 대금 지급까지 해놓았지만 채취량이 워낙 적어 전혀 반입을 못했다. 올해는 천안함 사태로 남북교역은 막혔지만 통일부가 대금을 미리 지급한 물량은 반입을 허용하면서 수입이 재개됐다. 당초 2일 오전 6시 속초항으로 입항 예정이던 북한산 송이는 태풍 때문에 2일 오후 8시에 도착했다. 3일 통관 절차를 거쳐 당장 4일부터 현대백화점 본점 무역센터점 목동점 등에서 판매된다. 북한산은 품질이 고르지 못해 국내산보다는 훨씬 싼 20만 원대 후반에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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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은 6~8일부터 소량씩 판매를 시작해 다음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다. 올해는 국내산 송이가 지난해의 3배 정도인 150t 정도는 채취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과장은 "최고급 추석선물을 찾는 VIP고객들로부터 벌써부터 문의가 많다"며 "다음 주에는 ㎏당 70만~100만 원 정도로 판매할 예정이지만 15일 이후 물량이 늘면 가격이 50만 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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