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이어 국제 육류 가격 폭등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03:00수정 2010-09-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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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남미 생산량 줄며 20년내 최고치… 인플레이션 부추길 우려
세계 상품시장에서 육류 가격과 밀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른바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개발도상국의 꾸준한 수요 증가와 미국 호주 등 주요 육류 수출국의 생산량 감소가 겹치면서 국제 육류 가격이 최근 20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국제 육류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때보다 16% 올라 199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양고기 가격이 최근 37년 내 최고치를 넘어섰고 쇠고기 가격도 최근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돼지고기와 가금류 고기 가격도 함께 올랐다. 지난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호주산 양고기 가격은 kg당 5.50호주달러 이상 올라 1973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고 베이컨 재료인 돼지 뱃살은 1파운드에 약 1.50달러까지 올랐다.

FT는 최근의 국제 육류 가격 상승은 단지 ‘핫머니(투기적 이익을 좇는 단기 부동자금)’의 흐름 때문만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수요 공급의 불균형 탓이라고 풀이했다. 호주와 남미 등 주요 육류 수출국에서의 극심한 가뭄으로 사료 값이 올라 육류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중국과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육류 소비를 주도하는 중산층이 계속 증가해 공급 부족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양고기 등의 가격이 올 2월부터 6개월간 12% 올라 물가 불안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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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아리아스 FAO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중동에서 쇠고기 양고기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목축업자들이 공급을 줄이고 있어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육류 가격뿐 아니라 곡물 가격도 치솟고 있다. 올해 극심한 가뭄을 겪은 러시아가 밀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 밀 가격은 최근 2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고 영국 BBC가 FAO 발표를 인용해 1일 전했다. FAO는 8월 FAO 식량가격지수가 7월보다 5% 오르면서 평균 176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FAO는 또 설탕과 유지종자(oilseed) 가격 상승 역시 식량가격지수를 높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존 스파키아나키스 사우디프란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T에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은 올해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을 부추기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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