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중소형주, 상생 바람타고 볕들 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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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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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한 중소형주 시장에도 훈풍이 불어올까.

올해 상반기를 주도했던 정보기술(IT) 종목의 매수세가 분산되면서 침체 기조에 놓인 중소형주 시장이 ‘상생’을 화두로 한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책, 실적 모멘텀 등을 바탕으로 새롭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수 상승기였음에도 올해 들어 중소형주는 코스피 궤적과 달리 주가 하락이 심했다. 각종 지표, 실적을 감안했을 때 현재의 중소형주 시장은 지나친 저평가 국면에 놓여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각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는 중소형주 투자 여건을 긍정적으로 점검하는 리포트들을 내놓고 있다.

○ 저평가된 중소형주의 반등 잠재력은

글로벌 시장과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에서 소형주 랠리는 2009년 이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중소형주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차적인 원인은 수급 구도가 불안정한 코스닥시장의 부진에 있다. 대표적인 수급 주체인 외국인 투자가들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4000억 원을 사들인 반면 코스닥시장의 매수 규모는 1800억 원에 그쳤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형주 지수 대비 중소형주 지수는 ―42%, 소형주 지수는 ―9%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중소형주의 주가가 실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만큼 향후 지수 상승 가능성, 위험지표 안정화 경향, 실적 개선 추세 등을 근거로 반등을 점치는 분석이 늘고 있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중 종합주가지수가 1,850∼1,900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대형주 위주의 투자가 지수 부담을 안게 되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중소형주는 투자 대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이머징마켓채권인덱스(EMBI) 스프레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중소형주의 부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3분기를 고점으로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주와 달리 중소형주의 영업이익 개선이 3,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 ‘상생’ 키워드 힘입어 중소형주 펀드에도 관심

경기회복 국면에서 나타나는 ‘소형주 효과’에 더해 정책 변수도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정부의 친서민 정책기조와 중소기업 육성 흐름에 맞물린 ‘상생’이 투자에서도 키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스피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중소형주 펀드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중소형주 펀드는 주식형 펀드 환매 러시에도 불구하고 8월 현재 설정액이 4371억 원으로 지난해 4138억 원보다 증가했다.

수익률 편차는 펀드마다 큰 편이지만 ‘하이중소형주플러스1[주식]C1’ ‘알리안츠 Best중소형[주식](C/A)’ 등의 상위권 펀드들은 1년 수익률이 25∼27%대를 웃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생’을 통해 대기업에 연계된 중소형주가 수혜를 받으면 코스닥시장이 상승하면서 중소형주 펀드 수익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 대형주에 비해 유동성 리스크가 크다는 점, 대량매매 때 수익률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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