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美 구체적 부양안 - 中 산업육성책 주시를

  • 동아일보

연초 이후 국내 증시의 상대적 우위는 ‘국내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실적 모멘텀 그리고 글로벌 유동성의 선호’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동일한 근거로 이번 경기 둔화 논쟁 속에서도 국내 증시는 1,700 선 전후에서 지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탁월한 경기 회복 속도, 저평가 밸류에이션 그리고 수급 조건의 개선’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순항하는 국내 경기. 27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6월보다 28.8% 증가한 431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월간 수출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였다. 경상수지 흑자 또한 58억8000만 달러로 집계되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들이 민간의 자생적인 회복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정부의 정책적 지원만을 기대하는 상황과 비교해볼 때 국내 경제의 회복 속도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의 온도차는 각국 중앙은행의 차별적인 통화정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따른 양호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7월 금리인상이 외국인 매수 재개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되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금리인상은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저평가 밸류에이션. 국내 기업들의 절대이익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이를 반영하는 주가(P)의 상승속도가 이익(E)의 증가속도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코스피가 조금씩 저점과 고점을 높이고 있기는 하나 박스권 내에서의 제한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12개월 예상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추세적으로 12배에서 8.6배 수준까지 낮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는 신흥국(10배) 혹은 선진국(11배)과 비교했을 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여전히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셋째, 수급 여건 개선. 국내 증시 상승에 외국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나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행보를 살펴보면 수급 측면의 개선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5조8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는데 최근에는 40조 원의 주식운용 자금을 연말까지 48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혀 수급상의 안정성을 더해 주고 있다.

이번 주에는 주택·고용·제조 등 미국과 중국의 주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집중되어 있어 일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9월 증시의 모멘텀은 정부정책에서 찾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글로벌 경제의 위상을 고려할 때 미국보다는 중국의 정책 이슈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에는 기존 양적완화 정책의 재개 이외에 주택과 고용을 진작할 구체적인 부양안 제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중국의 경우에는 10월 제1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를 앞두고 각 부처가 제기할 산업육성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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