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파격적 투자해법 제시… 용산개발 새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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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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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빠지면 4조5000억빌딩 선매입”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삼성물산이 손을 뗄 경우 이 지구 내에 들어설 4조5000억 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23일 발표했다. 또 삼성물산이 이 사업의 자산관리위탁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AMC) 지분을 양도하지 않을 경우 정관 변경을 통해 강제 퇴출할 수 있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본보 20일자 A1·12면 참조
코레일 “삼성물산, 용산개발 손떼라”
새 사업자 찾기 어려워… ‘용산’ 앞날은?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삼성물산이 AMC에서 빠지고 지난달 롯데관광개발 등 3개 출자사가 제시한 중재안에 따라 건설투자자의 9500억 원 지급보증, 출자사들의 3000억 원 증자 등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4조5000억 원 상당의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기업인 만큼 정부와도 상의하겠지만 이럴 경우 2012년까지 필요한 자금(8조800억 원 상당) 조달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이 투자 해법을 제시함에 따라 용산 개발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계획대로 될 경우 사업의 걸림돌이 돼 왔던 자금 조달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에 따르면 내년에 빌딩을 선매입할 경우 빌딩 계약금과 담보대출 등을 시행사 자금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돼 2012년까지 필요한 자금 8조800억 원의 절반가량을 해결할 수 있다.

드림허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용산역세권개발㈜에서 이사회를 열고 △삼성물산의 AMC 지분(45.1%) 양도 요청과 AMC 사업구조 개편 △PFV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 △외부 건설사 영입을 통한 자금 조달 방안 △코레일에 대한 반환채권 발행 등의 안건을 상정한 후 이를 모두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안건의 핵심은 AMC 계약 해지를 위한 PFV 정관 개정을 목적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 현재 PFV 정관에 따르면 AMC 계약 해지를 위해서는 재직이사 5분의 4(10명 중 8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이 10명 중 3명이 이사 자리를 차지하는 등 이사회 구조상 통과가 어렵다고 보고 이날 결의요건을 3분의 2(10명 중 7명)로 낮추기로 했다. 이사 10명 중 각각 3명이 코레일과 삼성그룹 소속이고 나머지 4명은 KB자산운용, 푸르덴셜부동산투자, 롯데관광개발, 미래에셋맵스 등 투자사의 주주들이다.

이사회는 삼성물산 측에 경영권 양도를 요구하기로 하고 삼성 측이 거부할 경우 예정대로 다음 달 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의사정족수 5분의 4를 3분의 2로 바꾸게 된다. 주주총회에서는 코레일 및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 지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주주총회 통과가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단순 시공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같은 의견을 제시해 온 건설투자자 등과 협의해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라며 “삼성이 AMC에서 빠지게 될 경우 출자 지분 6.4%를 유지한 채 사업에 계속 참여할지, 지분을 털고 사업에서 빠져나갈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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