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지갑 열어라” 男心마케팅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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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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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등 유명 남자모델 기용… 남성 소비유도 광고 속속 등장

바쁜 생활로 아내를 잘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을 표현한 보해양조의 ‘보해복분자주’ 광고(윗쪽 사진)와 월드스타 비를 통해 차별화된 휴대전화라는 점을 강조한 SK텔레시스의 ‘아우라폰’ 광고. 사진 제공 김앤에이엘·SK마케팅앤컴퍼니
바쁜 생활로 아내를 잘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을 표현한 보해양조의 ‘보해복분자주’ 광고(윗쪽 사진)와 월드스타 비를 통해 차별화된 휴대전화라는 점을 강조한 SK텔레시스의 ‘아우라폰’ 광고. 사진 제공 김앤에이엘·SK마케팅앤컴퍼니
‘닫혀 있던 남성들의 지갑을 열어라.’

최근 남성들을 겨냥한 광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여성에 비해 소비에 소극적이던 남성들도 적극적인 소비의 주체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남성을 타깃으로 한 광고를 선보이며 ‘남심(男心)’ 잡기에 나섰다.

SK텔레시스의 새로운 휴대전화인 ‘아우라(aura·기운이나 분위기)폰(SK-900)’ 광고는 월드스타 비를 내세워 남성 공략 마케팅에 나섰다. 같은 옷을 입은 남성들 사이에서 비는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광고의 콘셉트는 비의 아우라가 돋보이는 순간인 댄스를 통해 아우라폰이 수많은 휴대전화 속에서 빛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능이나 성능을 설명하던 기존 휴대전화 광고를 벗어나 타인과 차별화된, 비의 휴대전화라는 점을 강조해 이미지를 소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남성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는 아름다운 여성을 앞세우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광고는 다른 남성을 통해 남성들의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보해양조의 ‘보해 복분자주’도 남성을 통해 남성을 공략하고 있다. 영화배우 겸 탤런트 장혁은 광고에서 “방배동 사시는 여진 씨, 오늘밤 같이 한잔하고 싶은데”라며 바쁜 스케줄 탓에 챙기지 못한 아내를 달래기 위해 직접 식사를 준비한다. ‘내 아내, 여자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술’이라는 로맨틱한 스토리로 평소 무뚝뚝한 남성을 겨냥했다.

여성 모델 일색이던 분유 광고에도 남성 모델이 등장해 아빠들을 공략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남자들도 육아와 살림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주부뿐만 아니라 남편들의 소비 결정권도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 ‘임페리얼드림XO’는 육아에 적극적인 젊은 아빠가 등장해 내 아기를 위해 가장 좋은 분유를 고르려는 마음을 표현해 아빠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문상숙 SK마케팅앤컴퍼니 CP3 사업부장은 “비를 내세운 아우라폰 광고를 보고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비가 착용한 양복이나 선글라스 등에 대해서도 문의할 만큼 남성들의 소비욕구가 많이 늘어났다”면서 “강한 자기애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소비를 즐기는 남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업들도 앞다퉈 남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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