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너무 똑똑해 겁나는 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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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어제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스트리트뷰(Street View)'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인 통신정보를 무단으로 수집 저장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스트리트뷰는 특수카메라를 장착한 차량으로 도로를 운행하면서 거리 풍경을 360도 실사 촬영해 인터넷 지도를 통해 영상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구글코리아는 이 과정에서 보안시스템이 없는 와이파이망을 통해 메신저, e메일, 모바일뱅킹 등에 대한 개인정보까지 수집했다고 합니다. 구글 측은 개인정보 수집이 실수였고 이를 전면중단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개인 간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모바일뱅킹 정보를 특정 회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구글의 스트리트뷰 서비스는 정말 놀랍습니다. 지구 어느 곳에 서 있든 주변풍경을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거리 모습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벌써 여러 번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호텔에 들어가는 연인의 모습이나 알몸으로 창가에 서 있는 여성 등 원치 않는 장면이 제공될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어제 보안을 이유로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과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사의 블랙베리에 대한 사용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스마트폰이 해킹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는 그동안에도 나왔습니다만 정부 차원에서 공무원에게 특정 스마트폰에 대한 사용금지령을 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특히 블랙베리가 문제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잠시도 손에서 떼놓지 않는다는 블랙베리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제품입니다. 블랙베리는 사용자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e메일이 캐나다에 있는 림사의 서버에 저장됩니다. 범죄 집단이나 해외 정보기관이 림사의 서버를 해킹할 경우 국가안보까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죠.

스마트폰이 가져온 편리한 세상입니다만 사생활 침해, 도청논란, 해킹위험까지 우리가 치러야할 비용도 그만큼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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