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무부 발행 일간지 특집기사 “美부동산 지금 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미국 워싱턴에 사는 중국인 여성 쑤(蘇)모 씨는 최근 베이징(北京) ‘제3동쪽순환로(東三環)’에 위치한 56m²짜리 주택을 110만 위안(약 1억9800만 원·약 16만 달러)에 판 뒤 워싱턴 인근 도시의 연립주택을 15만 달러에 사들였다. 4년 전만 해도 30만 달러가 넘었던 집이다. 현재 미국 주택 가격은 최근 7년내 최저로 떨어진 반면 중국의 집값은 정점을 찍은 상황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각종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을 쏟아내고 있어 단기간에 더 오를 여지가 별로 없는 데다 위안화 역시 강세여서 중국 집을 팔아 미국 집을 사면 환율 차익도 제법 쏠쏠하다.”

마치 부동산 투자 자문업체의 안내문 같지만 중국 상무부가 발행하는 일간 궈지(國際)상보가 최근 2쪽에 걸쳐 소개한 ‘미 부동산 투자 가이드’의 일부다. 이 신문은 “최근 미국 대도시에서는 주택융자 할부금(모기지)을 제때 갚지 못해 은행에 저당 잡힌 주택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부동산 구입은 지금이 적기”라고 자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또 “현재 베이징의 제2순환로 인근에 위치한 100m² 크기의 주택은 대략 58만 달러를 호가한다”며 “미 이민법상 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10명 이상을 고용하면 투자 이민이 가능한 만큼 이 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시민은 이제 미국으로 자유롭게 이민을 갈 자격을 보유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최근 “중국은 올해 3월 말 현재 캐나다 멕시코 영국에 이어 4번째로 미국의 주택을 많이 사는 나라가 됐다”며 “앞으로 중국 부자들이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 부동산 매입의 큰손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이 중국 부동산 투자에만 열을 올렸으나 이제는 상황이 역전돼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라고 전했다.

홍콩의 한 부동산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놓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 최근 금융위기로 가격이 폭락한 미국이나 영국의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중국인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