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투자 외국인 3만명 돌파

  • 동아일보

10년 만에 3배… 미국인이 34%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수가 3만 명을 넘어섰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정부가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외국인이 상장주식과 비상장 채권까지 모두 투자할 수 있도록 증시를 완전 개방한 이후 처음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6일 현재 금감원에 등록된 외국인투자가는 개인 8713명, 기관 2만1291명으로 모두 3만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투자가 가운데는 펀드가 1만24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기금(1754명) 증권(668명) 은행(600명) 보험(375명)의 순이었다. 외국인투자가는 2000년 1월 말 1만91명으로 1만 명을 넘어선 뒤 10년 만에 3배로 늘어났다.

외국인투자가의 국적별 분포는 미국 1만379명(34.6%), 일본 2909명(9.7%), 케이맨제도 2214명(7.4%), 영국 1953명(6.5%), 캐나다 1665명(5.5%), 룩셈부르크 1046명(3.5%) 등이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권 외국인투자가가 다수를 차지했으며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조세 회피를 위해 펀드를 주로 설정하는 케이맨제도, 룩셈부르크 등 조세피난처의 비중도 높았다.

이들의 유가증권시장 주식보유액은 293조9458억 원으로 시가총액에서 31.4%를 차지했다. 외국인의 주식보유액 비중이 가장 높았을 때는 2004년으로 당시 주식보유액은 173조1577억 원, 시가총액 비중은 42.0%였다. 외국인은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28.9%)을 제외하고 한 번도 3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국내 증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상장채권 보유 잔액은 67조8168억 원으로 전체 상장채권의 6.3%였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2007년 하반기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한 금리재정차익거래를 위해 한국 채권을 대거 사들여 1%를 밑돌던 보유 비중을 4%대로 끌어올린 뒤 꾸준히 비중이 늘고 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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