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가격할인 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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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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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최근 그랜저 탄생 24주년 기념 모델을 내놓으면서 럭셔리 모델과 럭셔리 스마트팩 모델 가격을 100만∼111만 원 내렸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말 제네시스 2011년형을 선보이면서 가격을 최대 500만 원 인하했다. 신차뿐만 아니라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을 올렸던 현대차가 가격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판매량 급감한 현대차
수입차 이어 할인공세 합류

한국닛산-한국토요타
구입비 지원-무이자 할부


자동차회사들이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 수입차 회사에서 시작된 가격 인하 경쟁이 국내 자동차회사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성능과 디자인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게 되자 가격 할인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끼어 있는 가격 거품이 어느 정도 걷힐지 주목된다.

○ 현대차가 가격 경쟁 주도

가격 인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다. 내부적으로는 ‘동생’ 격인 기아차에 시장을 내주고, 외부적으로는 수입차 회사의 가격 공세로 독보적인 지위가 흔들리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차의 판매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월 1만 대 이상 팔리던 그랜저는 지난달 2229대에 그쳤고, 아직은 신차라고 할 수 있는 신형 쏘나타도 월간 판매량이 출시 직후에 비해 반 토막 났다. 현대차의 5월 내수 시장 점유율은 42.5%로 파업이 한창이던 2008년 9월 40%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월 말 신형 아반떼가 나오기 전까지 신차가 없는 현대차가 내수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가격 인하는 기아차나 르노삼성 등 국내 회사들의 경쟁 모델을 의식한 측면도 있고 수입차 회사들이 넘보고 있는 국내 고급차 시장을 지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일본 수입차 회사들도 경쟁에 가세


지난해 말 독일 수입차 회사들이 불을 지핀 수입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최근 들어서는 일본 수입차 회사들로 옮겨가고 있는 형국이다.

닛산은 이달 말부터 판매하는 중형 세단 ‘올 뉴 인피니티 M’의 배기량을 종전 3.5L에서 3.7L로 높이고 안전기술과 첨단 편의장치를 추가했지만 가격은 오히려 270만 원 낮췄다. 겐지 나이토 한국닛산 대표는 “올 뉴 인피니티 M을 올해 말까지 1000대 이상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며 “인피니티는 5년 내 한국 시장에서 럭셔리 상위 3대 브랜드로 올라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토요타는 과거에 렉서스를 구입했던 고객이 렉서스를 재구매할 경우 차종에 따라 최대 500만 원까지 신차 구입비를 지원해 준다. 혼다코리아는 이달에 어코드 구매 고객 대상으로 취득세 지원 또는 금융 유예 리스 혜택을 제공하고 시빅 하이브리드 구매 고객에게는 300만 원 상당의 주유상품권 또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준다. 미쓰비시도 올해 2010년형 랜서 등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360만∼600만 원 낮췄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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