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고 IT기업… 美-유럽서 IBM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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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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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다이멘션데이타’ 요하네스버그 본사 가보니

22만㎡에 18개 건물-골프장… 자유로운 대학캠퍼스 연상
세계 100대기업 86%가 고객… 월드컵 경기장 5곳 IT 구축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외곽에 위치한 아프리카 최대의 정보기술(IT) 기업인 다이멘션데이타 본사. 22만 ㎡ 터에 건물 18동과 9홀 골프 코스, 편의점, 세탁소, 여행사, 미용실 등이 들어서 있다. 사진 제공 다이멘션데이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외곽에 위치한 아프리카 최대의 정보기술(IT) 기업인 다이멘션데이타 본사. 22만 ㎡ 터에 건물 18동과 9홀 골프 코스, 편의점, 세탁소, 여행사, 미용실 등이 들어서 있다. 사진 제공 다이멘션데이타
1983년 제러미 오드 씨를 비롯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젊은이 4명은 “굉장한 일을 해보자(Do great things)”며 뭉쳤다. 당시 남아공은 흑백분리 정책 때문에 국제적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처지였다. 정보기술(IT) 기업을 만든 이들은 스스로 모든 기술을 개발해야 했다.

27년이 지난 지금 이들이 세운 ‘다이멘션데이타’는 아프리카 최고의 IT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자 가운데 한 명인 오드 씨는 회장을 맡고 있다. 다이멘션데이타는 삼성SDS나 LG CNS와 비슷한 일을 하는 기업으로 한국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IBM과 경쟁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이달 초 방문한 요하네스버그 외곽의 본사는 22만 m²터에 건물 18동과 9홀 규모의 골프 코스를 갖춘 ‘캠퍼스’였다. 이 회사의 브렛 도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시장에서 브랜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이멘션데이타는 남아공 월드컵 경기장 10곳 중 5곳의 IT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세계 49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IT 솔루션을 6000여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포천 100대 글로벌 기업의 86%와 글로벌 500대 기업의 67%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09년 매출은 45억 달러(약 5조 원)이며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한국시장에는 데이타크레프트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진출해 있는데 다자간 영상회의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IT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회사의 본사 건물들은 모두 럭비, 크리켓, 축구, 야구 등이 이뤄지는 각국의 스포츠구장 이름을 땄다. 마스터스골프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 주의 오거스타내셔널GC, 영국의 축구경기장인 웸블리스타디움 등의 이름을 딴 건물이 보였다. 중앙에는 크리켓을 할 수 있는 운동장이 있다. 다이멘션데이타는 이번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가 남아공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다이멘션데이타는 경기장뿐 아니라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조별 예선전이 열리는 더반의 새 공항인 킹샤카 공항의 운항정보 시스템과 요하네스버그의 응급센터 등 다양한 솔루션을 구축했다. 제이슨 굿올 중동·아프리카 담당 전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인텔리전스 빌딩사업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 예정”이라며 “이번 월드컵의 경험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많아질수록 다이멘션데이타의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게 된다. 특히 다이멘션데이타에선 아프리카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도 자신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과 교육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한 지역에서 원격교육과 원격진료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도슨 CEO는 “아프리카시장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며 “각국이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어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요하네스버그=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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