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글로벌’ 본입찰 참여 포기로 맞대결 압축
인수가 3조원+α 예상… 이달말께 결정될 듯
상반기 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 매물인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은 포스코와 롯데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7일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롯데와 포스코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옛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이 주축을 이뤄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지한글로벌 컨소시엄’은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인수가격을 포함한 가격적인 요소와 시너지 효과, 경영능력, 자금조달계획 등 비(非)가격적인 요소를 종합해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자금동원 능력, 시너지 효과 등 모든 면에서 앞서 있다며 낙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6조7544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포스코는 올해 M&A에 쓸 자금으로 3조 원을 비축해 놓고 있다. 외부에서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이지 않고도 인수가 가능한 수준이다. 인수 시 해외유통망이 확대되고 해외자원개발 부문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게 돼 인수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많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재계의 현금왕’으로 통하는 롯데 역시 ‘실탄’은 넉넉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인수 주체로 나선 호남석유화학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1130억 원이지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나머지 6개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을 합하면 2조4000억 원대에 이른다. 올해 초 롯데쇼핑이 GS리테일을 1조34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최근 2, 3년 동안 M&A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 조금 늦게 뛰어들었지만 ‘역전승’을 기대하고 있다.
경영능력 등 비가격 요소는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결국 가격이 승부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전체 주식의 ‘50%+1’ 이상을 사면 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평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매각 대상 주식인 6668만1135주(전체 발행주식의 68.15%)를 모두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대우건설 매각전에서 승리한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주당 인수가격에선 두산보다 낮았지만 매각지분 전량을 인수하겠다고 제시해 ‘50%+1주’를 인수하겠다고 제시한 두산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은 7일 종가 기준으로 3조5720억 원. 이 중 매각대상 지분(68.15%)의 가치는 약 2조3100억 원. 이 액수에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얼마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포스코와 롯데의 ‘베팅 액수’가 결정된다. 인수금액은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이, 롯데는 신동빈 부회장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모두 ‘3조 원+α’에서 인수가액을 써 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최문선 연구원은 “양자 대결구도여서 매각가격이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며 “대우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인 3조 원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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