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맨손으로 일군 회사, 한국 증시서 인정받고 싶어”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21일 03시 00분


오늘 코스닥 상장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 김은종 대표

“33년 전 미국에서 맨손으로 시작해 성장시킨 회사를 이제는 일류국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한 한국의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돼 기쁩니다.”

20일 만난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 김은종 대표(69·사진)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자부심이 교차했다. 21일부터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은 미국의 복합물류서비스(인터모들) 업체로 한국 증시에 처음 상장하는 미국 기업이다.

김 대표는 1978년 미국에서 직원 9명으로 시작한 사업체를 32년 만에 세계 160여 개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한 미 인터모들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성장시켰다. 현재 미국 11개 주에 32개 지점을 두고 있으며 직원은 모두 671명이다. 인터모들은 컨테이너를 선박에서 내린 뒤 철도, 트럭 등으로 목적지까지 중단 없이 운송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장비를 유지, 보수, 관리하는 서비스다.

그는 33년 연속 흑자를 내며 연평균 17%씩 성장했지만 처음에 재생타이어 제조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갖은 설움을 겪었다. 아침에 보자는 한 철도회사 구매담당 이사를 만나러 전날 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까지 비행기를 타고 갔으나 일방적으로 약속이 취소돼 허탕을 치기도 했다. 그는 그럴수록 철저한 품질과 사후관리에 매달렸고 업계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김 대표는 “2007년 인터모들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부품 구매, 정비, 수리, 관리의 통합서비스를 시작해 전미인터모들협회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며 “소송이 잦은 미국에서 품질에 관한 한 끝까지 책임지는 방식으로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은 이번 상장으로 얻는 자금을 신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초대형 특수타이어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의 설비 투자, 남미지역 수출 확대를 위한 미 동남부의 생산기지 신설, 각종 장비가 잠시 멈출 때 수리까지 끝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장 건설 같은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장기 계획을 묻자 그는 통일 한국을 위해 준비한다고 답했다. 미국에 이어 중국시장에 진출한 것도 남북이 통일되면 한반도가 중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인터모들 사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 때문이라고 했다. 2006년 모교인 서울대에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100만 달러(약 11억2000만 원)를 선뜻 내놓은 것도 고국에 대한 애정에 따른 것이다.

그는 “언젠가 뉴질랜드에서 광활한 목장업을 하는 한국인 사업가를 보면서 이 땅도 결국 대한민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포 1세로서 국내 증시의 문을 처음으로 두드린 만큼 세계에서 활약하는 교포 2, 3세 사업가들에게도 귀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