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실적 효과’ 올해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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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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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텔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 이어 국내 주식시장도 급상승으로 화답하면서 ‘인텔 효과’가 재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1,735.33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3.16포인트 오른 509.69로 마감하며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인텔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고 장 막판에는 미국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한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해 상승폭을 키웠다.

○ 예상 넘은 인텔 실적… 증시 훈풍 부나

외국인투자가의 집중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기전자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7000원(2.05%) 오른 84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LG전자도 3.78% 오른 12만3500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2.39%), 하이닉스(0.72%) 등 다른 대형 정보기술(IT)주도 모처럼 오름세를 보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과 외국인의 매도 속에 약세를 보이던 대형 IT주가 오른 데는 인텔의 실적이 큰 역할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 세계 컴퓨터 출하량 증가를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 때문에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실적에 따라 세계 주가가 움직이는 일이 잦다. 지난해 7월에도 인텔이 견고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스피가 IT업종을 중심으로 상승해 1,500 선을 돌파했었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은 1분기 순이익이 24억4000만 달러(주당 43센트)로 집계됐다고 1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억2900만 달러(주당 11센트)의 4배에 육박한다. 매출액도 10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매출액 98억 달러, 순익 주당 38센트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인텔의 매출액은 1분기가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수준이며 2분기 및 올해 전체에 긍정적인 전망을 던졌다”며 “스마트폰, 3차원(3D) TV, 태블릿 PC 등의 시장 및 반도체 장착량 확대가 경기 회복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인텔 효과’가 지속될지는 22일로 예정된 애플의 실적 발표를 기다려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에도 인텔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애플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반짝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 외국인 다시 돌아올지 관심

‘인텔 효과’에 따라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다시 돌아온 것도 관심사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497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장중 순매수 전환은 4거래일 만이다. 최근 환율 하락과 함께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되면서 일시적인 현상인지, 외국인의 변심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매도를 보였지만 그 규모를 따져보면 매수 기조 자체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IT 등 주도주가 환율 반등과 함께 빠른 주가 복원을 시도하고 있고 아직 견조한 기초여건(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의 이탈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텔 효과의 기대감과 신용등급 상향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IT, 자동차와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비중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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