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Leader]질주! 현대-기아차 열광하는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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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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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印은 물론
아프리카 시장까지 장악
현대모비스 축으로 글로벌 No.1 넘본다

《한국,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터키, 생마르탱, 아루바.
한데 묶기에는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7개 국가의 공통분모는 현대자동차다.
지난해 이들 국가에서 현대차는 판매 1위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아시아(시리아, 요르단), 유럽(터키), 아프리카(이집트), 중앙아메리카(생마르탱), 카리브 해의 작은 섬 나라(아루바) 등 전 세계 곳곳을 파고들어 1위 기업으로 올라선 것이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약진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은 의미를 부여한다. 1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중국과 인도 시장의 성적이 더 좋다.
현대·기아차는 2008년 중국 시장에서 43만6000여 대를 판매했으나 지난해에는 80만 대 이상 팔았다.
인도 역시 생산량이 급증해 지난해 내수 28만9863대, 수출 27만17대 등 총 55만9880대(전년 대비 14.4% 증가)를 판매했다.
인도법인 출범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이다.》

○ 선진국과 신흥 시장 ‘쌍끌이 전략’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 목표는 총 540만 대다. 지난해 판매량 약 463만 대보다 76만여 대(16%) 늘어난 수준이다. 신흥 시장뿐만 아니라 선진국 시장도 동시에 공략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이를 위해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선진국 시장에서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흥시장에서는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쌍끌이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서 리스를 통해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세운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금까지 현대차 미국법인에서는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쿠페’에만 리스를 적용해 왔으나 앞으로 신형 ‘쏘나타’와 ‘투싼’,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베라크루즈’ 등 6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리스 프로그램이란 보증금을 받고 일정 기간 자동차를 고객에게 빌려주면서 매월 일정액을 받는 판매 방식으로, 미국 시장의 10∼15%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큰 성공을 거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에 응급 출동 서비스를 추가하는 프로모션으로 다시 한번 ‘현대차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직 고객의 자동차를 되사주는 것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에다 위급 상황에 처한 고객에게 즉시 출동하는 서비스까지 추가되면 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스포츠 마케팅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 미국법인은 미국 최대 프로스포츠로 주목받는 북미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전인 슈퍼볼에 올해 처음 광고를 한 데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처음 맡는 등 공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골프 스타 미셸 위(위성미)와 후원계약을 맺고 기아를 홍보하는 ‘골프대사’로 임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브라질과 중국에 추가로 공장을 짓는다. 두 곳 모두 시장 확대의 여지가 큰 신흥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기아차는 26일 연간 생산 30만 대 규모의 조지아 공장 준공식을 갖는다. 연간 생산 30만 대 규모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까지 합하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생산 능력은 60만 대에 이른다.

○ 글로벌 전략의 핵심 계열사, 현대모비스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주된 원인은 생산 공장을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현지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회사들의 품질 관리를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도요타와 달리 현대·기아차는 해외에 진출할 때 핵심 부품 회사들이 동반 진출해서 품질을 보증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현대모비스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부품을 개별 시스템 단위로 미리 결합해 완성차 생산라인에 공급하는 ‘모듈화’를 통해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 관리를 뒷받침한다. 또 북미 전역에 보수용 부품을 신속 정확히 공급함으로써 현대·기아차의 초기 품질과 사후 품질보증체계를 책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도요타의 글로벌 아웃소싱 전략과 달리 현대차그룹에서는 각 모듈에 들어가는 세부 부속까지 현대모비스에서 품질 관리를 한다”며 “모듈부품의 설계와 시험, 부품협력업체 개발과 육성까지 현대모비스가 책임지면서 엄격한 품질 관리를 해나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품질도 개선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톱 5’ 자동차 부품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미래형 자동차 전자화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만 총 1조2000억 원을 투자하고, 현재 560여 명인 전문 연구 인력도 2000명 이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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