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단기차입금 금융위기前수준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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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 5조넘게 들여와
대거 유출땐 환율 불안 우려

은행을 비롯한 예금 취급기관들의 만기 1년 이하 해외 단기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 취급기관의 단기 차입금은 8∼12월에 108억3280만 달러가 늘어났다. 이는 2006년 같은 기간 125억2590만 달러 이후 최대다. 해외 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1∼7월에는 70억1050만 달러 감소했다.

월별 단기 차입금 순유입액은 8월 3억8920만 달러에 그쳤다가 9월 40억9520만 달러, 10월 41억537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이후 11월엔 9억2590만 달러, 12월엔 12억6880만 달러로 다소 줄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이 국내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5조6000억 원의 자금을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외은지점들은 금융위기가 수그러들면서 본점의 자금 통제가 완화된 데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국내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외국과의 금리 차로 수익을 올리는 재정거래를 하기 위해 자금을 대거 끌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단기 차입금이 늘면서 금융위기 당시 지적됐던 은행들의 과도한 단기 차입에 따른 환율 불안정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은지점들이 낮은 금리로 해외에서 자금을 들여와 국내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유입이 늘어난 단기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갈 경우 외환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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