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국민은행장)가 지난해 12월 31일 회장 후보에서 전격 사퇴했지만 KB금융그룹은 강 행장의 회장대행 체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강 행장은 회장 선출 문제로 혼란에 빠진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그동안 미뤄졌던 KB금융지주 인사를 이르면 이번주 중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담 KB금융 이사회 의장(전남대 경영학과 교수)은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은 회장 선출방식을 개선한 뒤에나 가능하다”며 “3월 주주총회 전까지는 (회추위 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장은 “회추위 개선을 포함한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식에 대한 연구용역을 지난주 민간기관에 맡겼다”며 “연구결과가 나오고 차기 회추위가 구성되는 데는 앞으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강 행장의 회장 내정자 사퇴로 경영공백이 우려됐던 KB금융은 앞으로 상당 기간 강 회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이 은행장 직을 계속 유지하면서 다시 차기 회장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달 14일부터 4주 동안 진행될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결과에 따라선 행장직 유지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은 종합검사를 통해 KB금융 사외이사 운영의 문제점과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 손실에 법규 위반 사항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종합검사 결과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강 행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B금융은 이번 사태에서 논란이 된 사외이사 제도와 관련해 은행연합회의 모범규준을 받아들여 곧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KB금융 사외이사는 총 9년간 연임할 수 있으나 이달 초 발표될 예정인 모범규준은 사외이사들의 임기 상한을 5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조 의장은 “모범규준이 발표되면 이사회 운영위원회를 통해 규정을 검토한 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100%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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