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조원 UAE 원전 따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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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컨소시엄, 한국형 원전 4기 첫 수출… 역대 최대 해외수주

한국전력공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한 400억 달러(약 47조 원) 규모의 초대형 원자력발전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 UAE 원자력공사는 27일 오후 2시 15분(현지 시간) 한전 컨소시엄이 원전사업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자력공사 측은 “한전 컨소시엄이 입증한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과 운영 능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전 컨소시엄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 등으로 구성됐으며 프랑스의 아레바(AREVA), 미국 GE-일본 히타치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 왔다.

이번 원전사업 수주는 1400MW(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4기의 설계와 건설은 물론 준공 후 운영지원과 연료공급을 포함하는 일괄수출 계약으로 플랜트와 건설 등을 통틀어 한국의 해외사업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다. 종전 기록이었던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 수주액(63억 달러)의 6배 이상이다.

건설 부문의 계약금액만 약 200억 달러이며, 원전 건설 후 60년 동안 운영지원 참여를 통해 추가로 200억 달러의 수주가 예상된다. 이는 쏘나타 승용차 200만 대 또는 초대형 유조선(30만 t급) 360척을 수출하는 금액과 맞먹는다.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원전 건설 기간인 향후 10년 동안 1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정부와 한전 측은 설명했다.

UAE 측의 공식 발표에 앞서 김쌍수 한전 사장과 칼둔 알무바라크 UAE 원자력공사 회장이 원전사업 계약서에 서명했다. 원전 수주 지원을 위해 1박 3일 일정으로 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과 함께 서명 장면을 지켜봤다. 두 정상은 별도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원전사업 계약 외에도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도 동시에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우리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와 함께 (원전 경쟁에서) 어깨를 겨룰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크나큰 원전 시장에 당당히 참여하게 됐고 가장 경쟁력이 있는 국가가 됐다”면서 “세계 5위의 산유국인 UAE와 원전 산업뿐 아니라 교육 첨단과학 안보 등 여러 면에서의 깊은 우정 관계를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부다비=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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