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내년 공격경영으로 급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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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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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1개씩 신규점 개설-M&A로 신성장동력 확보”
정지선 회장 취임후 7년간
구조조정-업무개선 노력 결실
年 6000억 재투자 여력 생겨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경청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가운데)이 그동안의 경영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조용한 경영’을 깨고 ‘공격 경영’을 선언한 이날 현대백화점의 기자간담회는 7년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홍진환 기자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경청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가운데)이 그동안의 경영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조용한 경영’을 깨고 ‘공격 경영’을 선언한 이날 현대백화점의 기자간담회는 7년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홍진환 기자
현대백화점이 내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개씩 총 6개의 신규 점포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사업 영역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경영 성과와 계획을 외부에 알린 것은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조용한 경영’ 끝, ‘공격 경영’ 선언

경청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56)은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3년 정지선 회장(37) 취임 이후 ‘선(先)안정, 후(後)투자’ 전략에 따라 7년 동안 구조조정과 업무시스템 개선 등 치열한 노력을 펼쳤다”며 “그 결과 안정적 경영 기반을 구축했으며 이제부터는 그동안 쌓인 여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격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2003년 당시 4200여 명이던 직원을 2009년 현재 2130명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부채를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 올해 말에는 부채비율이 42%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4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 경 부회장은 “올해 7조8000억 원의 매출과 6000억 원의 경상이익이 예상된다”며 “동시에 7년 동안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 결과 매년 6000억 원씩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백화점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경 부회장은 “M&A는 유통과 관련 있는 업종이면 좋겠지만 전혀 관계없더라도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이르면 내년까지는 규모 있는 M&A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대형마트 사업 진출에 대해선 단호하게 선을 긋는 한편 “GS리테일에서 백화점이 매물로 나올 경우 가격이 적당하면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최대 20개까지 늘릴 것”

경 부회장은 “백화점부문의 성장 전략은 복합쇼핑몰 형태의 신규 점포 개점과 기존 점포의 증축”이라며 “이를 위해 2조20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경기 고양시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2011년 대구점 △2012년 충북 청주점 △2013년 서울 양재점 △2014년 경기 광교점 △2015년 충남 아산점 등 6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개점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백화점 점포는 현재 11개에서 17개로 늘어난다. 이외에도 수도권에서 추가로 1, 2개 점포의 개점을 검토하고 있다. 경 부회장은 “앞으로 현대백화점은 최대 20개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일단 백화점 사업에 주력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르기 전 새로운 사업을 개발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새 백화점을 짓는 것 외에도 기존 백화점에 대한 증축과 리뉴얼도 진행한다. 특히 무역센터점은 8000여 평에 이르는 대규모 증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천호점도 증축을 준비 중이다.

경 부회장은 신세계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41)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는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 정서상 너무 젊은 오너의 적극적인 활동이 안 좋게 비칠 수 있어 (우리는) 자제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 회장이 2, 3년 후에는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세계백화점을 겨냥해 “3위가 절대 넘볼 수 없는 확고한 2위 체제를 구축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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