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즐기고 재충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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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 BAT코리아 안나 돌기흐 전무가 말하는 ‘글로벌 인재란…’
될성 부른 신입사원들 뽑아
국내외서 2년간 집중훈련
시니어 직원과 회사비전 공유
“더 넓은 시각으로 미래 대비”

BAT코리아 인사담당 안나 돌기흐 전무(왼쪽에서 세 번째)가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BAT코리아 본사에서 올해 상반기(1∼6월) ‘매니지먼트 트레이니’로 입사한 신입사원 5명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매니지먼트 트레이니는 2년 동안 철저한 현장 중심 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BAT코리아만의 독특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김미옥 기자
BAT코리아 인사담당 안나 돌기흐 전무(왼쪽에서 세 번째)가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BAT코리아 본사에서 올해 상반기(1∼6월) ‘매니지먼트 트레이니’로 입사한 신입사원 5명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매니지먼트 트레이니는 2년 동안 철저한 현장 중심 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BAT코리아만의 독특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김미옥 기자

담배 브랜드 던힐로 잘 알려진 외국계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에는 ‘매니지먼트 트레이니(Management Trainee)’라는 독특한 글로벌인재 양성과정이 있다. ‘될 성 부른’ 신입사원을 뽑아 2년간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회사를 이끄는 핵심 관리자로 키우는 과정이다. 3개월의 해외 파견, 영업장 및 공장 근무 등의 일정이 포함된 매니지먼트 트레이니 과정은 강도 높은 교육 때문에 한국 대학생들은 물론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인재양성 과정이다.

○ ‘글로벌 인재는 변화를 두려워 말아야’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신입사원들에게 2년간 오로지 ‘투자’만 하는 BAT코리아의 속내는 무엇일까.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BAT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안나 돌기흐 인사담당 전무(34)는 “BAT코리아가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인재 덕분”이라며 “그런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들이는 2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BAT말레이시아에서 BAT코리아로 자리를 옮긴 돌기흐 전무는 러시아 출신으로 모스크바주립대 졸업 후 은행, 통신회사 등에서 일하다 2000년 BAT에 입사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러시아 출신 여성 임원인 그의 사무실 한쪽 벽에는 소주, 복분자, 막걸리 등 한국어가 크게 적힌 종이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돌기흐 전무는 “한국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꼭 알아둬야 할 단어”라며 웃었다.

아직 한국어 구사가 서툴지만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인 직원들과도 수시로 저녁 모임을 즐긴다는 그는 “사람을 움직이는 인사부서를 이끄는 만큼 그곳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며 “BAT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 리더가 되기 위해선 재충전의 기회도 필요

담배회사이니까 남자 직원이 많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 BAT코리아 본사에는 유독 여성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예성희 BAT코리아 기획홍보부 차장은 “관리자급 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30%”라고 귀띔했다. 여성 인력뿐 아니라 BAT는 180여 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인 만큼 다양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BAT코리아에도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러시아 출신 돌기흐 전무 외에 스위스, 네덜란드, 베네수엘라, 영국, 터키 등 10개국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BAT코리아는 매니저급 이상 시니어 직원들을 위해 독특한 코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입사 초기에는 업무가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만큼 해외 파견 근무나 리더십 교육을 통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잦은 이직을 방지하기 위해 코칭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돌기흐 전무는 “경력이 올라갈수록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의 성장을 돕는 것은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량을 재충전하는 기회를 꼭 가질 것”을 당부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BAT코리아는 어떤 회사
1902년 설립된 BAT는 180여 개국에 진출한 담배제조회사로 세계 담배시장점유율이 17%에 이른다. 던힐을 비롯해 보그, 러키스트라이크, 켄트, 팔말 등 30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1988년 설립된 BAT코리아는 던힐과 보그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며 국내 담배시장의 18.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담배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현재 전국 19개 영업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전체 임직원은 경남 사천공장 인력을 포함해 110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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