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런’ 한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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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102억 달러 빠져나가

올해 2분기(4∼6월)에 주요 국가 중 한국의 ‘펀드 런(Fund Run·펀드자금 유출)’ 규모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자산운용협회(ICI)가 37개 국가의 2분기 펀드자금 유출입 현황을 집계한 결과 한국에서는 총 102억4700만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어 중국(―93억2300만 달러)과 스페인(―56억1600만 달러), 이탈리아(―35억69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가장 많은 자금이 펀드로 들어온 나라는 인도로 총 265억68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룩셈부르크(136억7000만 달러)와 스위스(118억6000만 달러), 영국(112억490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도 올해 2분기 83억8400만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전체로는 809억4300만 달러가 순유입돼 471억1400만 달러가 유입됐던 1분기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별 국가 기준으로는 26개 국가에서 펀드자금이 순유입돼 순유출된 국가(11개)보다 훨씬 많았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펀드자금 유입 상황 속에서도 한국의 펀드자금 유출 규모가 유독 컸던 이유로 금융위기로 인한 폭락 뒤의 급반등을 꼽았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위원은 “국내 펀드의 자금들은 상당 부분 2007년과 2008년 주가가 급등할 때 들어왔다”며 “당시 펀드들이 지난해 금융위기 충격으로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다시 원금을 회복하거나 약간의 수익을 내자 한꺼번에 환매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위원은 “코스피가 1,700 정도일 때 들어온 자금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동안 환매는 계속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도 환매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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