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곤 명예회장 “충분히 예우”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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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소 표정
박용성 회장 급거 귀국 “놀랍고 착잡”

4일 오전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두산그룹은 충격 속에 침통한 표정이었다.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과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등 고인의 형제들은 비보(悲報)를 듣자마자 아침 일찍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박용곤 명예회장은 “우리 가족이자 전 회장이신 고인에 대한 예우를 충분히 갖춰 장례를 잘 치르도록 하라”고 두산그룹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중국 출장에서 급히 돌아와 오후 9시 40분경 빈소를 찾았다. 2005년 ‘형제의 난’ 때 고인과 심하게 다퉜던 박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조문한 뒤 상주인 박경원 성지건설 부회장, 박중원 씨와 대화를 몇 마디 나눴다.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놀랍고 착잡하다”고만 했다.

두산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박 전 회장 측과 화해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형제간 화해가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박 명예회장의 뜻으로 미뤄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그룹 내에 감정이 남아 있는데) 장례를 적극적으로 도우라는 그룹 경영진의 지시가 바로 떨어져 솔직히 좀 의외였다”고 했다.

성지건설 관계자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지켰다. 성지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이 경영난 때문이었다는 시각에 대해 “최근 경기 안양의 아파트형 공장 계약률이 85%까지 올라가는 등 경영이 점차 회복되는 추세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경제계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1997년 부회장으로 인연을 맺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경제발전을 위해 애쓰셨던 분인데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고 애도했다. 박 전 회장이 1998년 총재를 맡았던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도 “고인은 프로야구의 수익성을 높이고 국제화를 이끈 분”이라며 침울한 표정으로 조문을 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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