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자업계, 한국에 완패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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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보도

소니-도시바 등 9개 회사
3분기 영업익 다 합쳐도 삼성전자 절반에 못미쳐

“기술 아닌 경영능력 패배”


일본을 대표하는 9개 전자회사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을 전부 합쳐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언론들은 “전자 강국을 자부해 온 일본이 한국에 완패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 강력한 오너십에 기반을 둔 경영능력을 꼽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약 3260억 엔(삼성전자 공식 발표치 4조2300억 원)으로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의 대표 전자업체 9개사 3분기 영업이익 합계(1519억 엔)의 2배가 넘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지난해 적자로 추락한 삼성과 LG전자 등 한국 전자업체가 올 들어 원화 약세를 등에 업고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과 인도, 중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선방했다고 전했다.

소니(영업손실 325억 엔)를 제외한 일본 전자업체 8개사는 2분기에 모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씩 급증한 삼성과 LG를 따라잡기는 무리였다. 소니의 오네다 노부유키(大根田伸行) 부사장은 “(소니가) 삼성에 패한 근본적인 이유는 ‘상품(자체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일본 언론들은 패인을 기술력이 아닌 경영 능력에서 찾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경기침체기에 투자를 줄이는 데 급급했지만 삼성은 반도체와 액정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경기회복기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특히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일본 전자업체의 월급쟁이 사장들이 몸을 사릴 때 삼성은 오너인 이 전 회장의 결단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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