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오늘 출범 ‘게릴라 마케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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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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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IT로 틈새시장 개척

SKT와 합작협상 계속하기로

하나은행에서 분사하는 하나카드가 자본금 3000억 원 규모의 전업계 카드사로 2일 공식 출범한다. 당초 계획했던 SK텔레콤과의 합작 카드사 설립은 지분 매각 규모와 가격 등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단독 출범한다.

하나카드는 출범에 앞서 2014년까지 회원 1000만 명, 시장점유율 12%에 이르는 국내 3대 카드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1일 밝혔다. 또 하나금융그룹 순이익의 30%를 달성하는 핵심 계열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매년 100만 회원을 확보할 수 있는 히트상품을 1년마다 선보이는 한편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강태 사장(사진)은 “조직과 인력을 정비하고 정교한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구축해 점유율을 계속 늘릴 계획”이라며 “대대적인 광고나 물량공세 대신 다른 카드사가 미처 보지 못한 시장을 선점하고 게릴라식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LG유통 정보서비스본부장(CIO)과 삼성테스코 신유통 담당 부사장을 거친 유통·IT 전문가로 2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초대 사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그는 “신용카드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정한 고객과 수익성이 보장되고 있으며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에서도 전체 수익의 30%가 신용카드에서 나온다”며 “하나금융그룹도 하나카드 설립으로 카드사업 성장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하나카드는 SK텔레콤에 지분의 최대 49%를 넘기는 방식으로 합작회사를 세우기 위해 가격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단독 출범했다. 하지만 출범 이후에도 SK텔레콤과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협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또 SK텔레콤 외에 대형 유통업체와의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 유통·IT 출신인 이 사장을 선임한 것도 이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카드가 통신과 결합하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금융과 통신, 유통 등을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 전문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하나카드가 SK텔레콤과 손잡으려는 것은 카드와 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수 있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또 2300만 명 이상의 SK텔레콤 가입자와 2400여 개 대리점을 통해 회원을 늘릴 수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 SK그룹의 OK캐쉬백, SK에너지, 11번가 등과 다양한 서비스를 융합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이 3, 4%에 불과한 하나카드가 단독으로 카드업계 판도를 뒤집기는 어렵겠지만 SK텔레콤과 손잡는다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전업계 카드사가 하나 더 늘어나면서 업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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