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봉의 돈 되는 부동산]안전진단 받는 ‘은마’ 강남3구 재건축 바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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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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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은 현존하는 최후의 투기지역이다. 주기적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 바람이 불고 시장에서 항상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교육이다.

강남은 수능 표준점수 최상위를 리드하는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에 진학하는 비율이 전국 최고다. 랭킹 1, 2위를 다투는 대원외고, 민족사관고 등 특수고 입학생 중 강남 3구 소재 중학교 출신 학생 비율은 전체 학생 수의 30%가 넘는다. 서울대 정시 입학생 수의 강남 3구 출신 비율은 비강남권의 10배가 넘고 유명 사립대 상황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법학전문대학원인 로스쿨의 강남 주소지 신입생도 전체 학생수의 24%에 달한다.

강남의 우월성은 교육 인프라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파트의 입주민 모임은 재테크 세미나와 상호간 정보교류를 통해 인근지역을 부동산 투자 일번지로 재생산한다. 인명사전에 등재된 유명인사 거주지의 강남 집중도는 전체 인원의 55%에 달하고 이 사회의 파워엘리트로 분류되는 서울 거주 4급 이상 고급공무원, 정치인, 교수, 대기업체 임원, 과장급 이상 전문의, 유명문화 예술인들의 48%가 강남 3구에 거주하고 있다.

교육 수요로 시작돼 고급문화 향유지로 인기의 정점을 달리는 강남은 항상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주택 가격 불안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강남은 연간 1만 채 이상의 꾸준한 신규 공급을 필요로 하는 초과수요집중지역이다. 이 때문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한두 해만 중단돼도 금세 주택 수급 불안정 현상이 나타난다. 매년 일정한 공급이 어렵다면 중간 사이클인 10년에 10만 채 정도라도 공급돼야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곳이지만 노후주택 재건축사업이 몇 년간 끊기면서 이 지역 아파트가 점차 희소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요가 끊이지 않는 만큼 부동산 투자의 제1의 덕목인 환금성이 보장되는 셈이다.

최근 강남구는 강남 집값 폭등의 진원지이자 중층 아파트 재건축의 대명사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안전진단 신청을 받아주기로 결정했다. 기존 14층 4400채에서 신축아파트 6000채로의 변화를 꿈꾸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강남 3구 아파트 총량 22만 호 가운데 20년 이상 노후된 아파트 12만 호의 미래를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마의 재건축 효과는 잠실주공5단지 등 다른 재건축 단지로도 이어질 것이 뻔하다. 지자체의 발표 타이밍도 절묘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틈을 타 빗장이 추가로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강남 소재 중층 재건축아파트의 투자는 얼마나 매력이 있을까?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몇 달 새 가격이 많이 올라 3.3m²당 4000만 원을 넘었다. 강남 지역 109m²(33평형) 일반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8억 원에 달한다고 볼 때 도시근로자가구의 연간소득이 4000만 원이라고 가정해도 한 푼도 안 쓰고 저축해서 20년이 걸려야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중층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평형을 늘려 중대형으로 넓혀갈 수 있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투자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 강남 3구의 132m²(4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가 6만7000채에 불과해 밀려드는 수요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세 차익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재건축 규제가 추가적으로 완화돼야 하고 지역 개발도 더 진행돼야 한다. 위례신도시가 분양되고, 신분당선과 분당선 연장선, 9호선 2단계 공사 등이 완성되고, 잠실사거리에 100층짜리 빌딩이 보이고 대심도 철도의 공사가 시작되는 등 각종 도심인프라의 보완이 이루어지는 시점까지는 몇 년 더 여유를 가져야 할 듯싶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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