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취업 스터디’ 올 가을 경향은?

  • 입력 2009년 8월 28일 02시 59분


영어 말하기-토론 면접 ‘맞춤형’으로

삼성전자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외국어대 4학년 김모 씨(24·여)는 1년여 가까이 해오던 스터디그룹에서 나와 최근 새로운 그룹에 가입했다. 김 씨는 “영어를 중시하는 삼성의 기업 특성을 감안해 삼성 입사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스터디그룹을 꾸렸다”며 “각 기업들의 하반기 공채가 시작되면서 기업별로 스터디그룹을 꾸리는 취업준비생이 많다”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들의 하반기 채용이 본격화하면서 ‘맞춤형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별로 특색 있는 채용절차를 도입하면서 전문가들은 “본인이 가고자 하는 곳을 명확히 한 뒤 지원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다”며 “기업별 채용절차를 꼼꼼히 살펴보고 이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영어, ‘말하기’ 능력이 중요

올해 하반기 채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부분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를 강화했다는 것. 다음 달부터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하는 삼성그룹은 올해 지원자들의 영어 회화 자격을 기존보다 상향조정했다. 영어 말하기 평가인 ‘오픽(OPIc)’의 기준을 지난해보다 한 단계씩 높인 것. 이에 따라 연구개발, 제조, 기술직에 응시하는 지원자들은 기존의 ‘NH(Novice High)’에서 이보다 높은 ‘IL(Intermediate Low)’ 등급을 획득해야 한다. 기존에 ‘IL’ 등급이 하한선이었던 영업마케팅, 경영지원직의 경우 올해 하반기 공채부터는 ‘IM(Intermediate Mid)’ 등급을 얻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

LG그룹은 1차 직무면접에서 5∼10분간 원어민과 일대일로 대화하는 ‘영어 면접’ 절차를 진행한다. 그룹 관계자는 “영어 면접을 통해 정확도, 이해도, 창의력, 자신감 등을 평가한다”며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능숙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자신감 있게 피력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말부터 하반기 채용을 시작하는 CJ그룹 역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오픽 점수 제출을 의무화했다.

○새로운 전형 도입도 꼼꼼히 살펴야

‘말하기’가 중요한 분야는 영어뿐만이 아니다. 각 기업이 잇따라 프레젠테이션, 면접 과정을 강화하면서 발표 능력도 중요한 채용 기준으로 떠올랐다. KT는 지금까지 일부 직군에서만 실시하던 ‘그룹토론 면접’을 하반기 채용부터는 모든 직군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서류전형 합격자 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면접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KTF가 실시하던 직무적성검사를 새롭게 손 본 ‘인·적성검사’를 오프라인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두산그룹 역시 하반기 채용부터 면접을 대폭 강화해 문답식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130개 문항에 달하는 ‘두산 바이오 데이터 서베이’를 새롭게 신설했다. 그룹 관계자는 “기존의 에세이를 폐지하고 지원자들이 두산을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서베이를 도입했다”며 “면접 역시 문답식 면접의 경우 1인당 50분의 시간을 배정하는 등 지원자들의 가능성 평가를 위해 기존보다 더 강화해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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