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우려 대기업 9곳, 내달부터 계열사 매각”

  • 입력 2009년 5월 25일 03시 05분


채권단 “11개그룹 구조조정”

2곳은 하반기 실적본뒤 결정

채권단이 부실 우려가 큰 9개 대기업그룹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어 6월부터 계열사 매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당초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했던 다른 2개 그룹은 자체 노력으로도 재무구조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하반기 실적에 따라 약정 여부를 정하는 ‘9+2 방식’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45개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재무 분석 결과 11개 그룹의 재무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채권단이 이 중 9개 그룹과 다음 달 초까지 재무 약정을 체결해 구조조정을 바로 시작하고, 개선 가능성이 있는 나머지 2개 그룹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무약정 체결 대상으로 확정된 9개 그룹은 대부분 최근 1, 2년 동안 기업 인수 등 외형 늘리기에 치중한 결과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건설 및 금융 관련 계열사로 구성된 한 그룹은 부동산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채규모가 늘어 지난해 부채비율이 250%로 1년 전보다 100%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양호한 편이지만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그룹들도 재무약정 체결대상에 포함됐다. 채권은행들은 9개 그룹과 △계열사 매각 △부동산 등 보유자산 처분 △업종별 지역별 사업 조정 △증자 등을 뼈대로 하는 재무약정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이번에 약정하지 않는 2개 그룹은 원-달러 환율 급등이나 업황 부진 같은 일시적 요인 때문에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사정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곳이다. 채권은행은 2개 그룹의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등이 하반기에 개선되는지 살펴 연말이 되기 전에 추가로 재무약정을 할지 결정한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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