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흔드는 검은 손?

만기시점 피해 줄이려면 조작 가능성 거의 없는 지수연계형 상품이 대안

거래량 적은 종목 ‘요주의’
약관-설명서 미리 챙겨야

최근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ELS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상품은 주식이나 지수, 상품 등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대한 투자자들의 예상이 빗나가지만 않으면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ELS 상품의 특성상 만기일 장 종료 시점에 기초자산의 매물이 쏟아져 수익률이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항상 있어왔다.

수익률 조작 의혹을 계기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관련 상품에 대한 관리감독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거래 규모가 워낙 방대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변동성이 작은 주가지수 연계 상품에 투자하거나 가입한 상품의 기초자산에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는 방법 외에는 현재로서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 지수형 상품이 안정적

ELS는 지난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반 토막 나면서 대체 투자수단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상승장에는 주식처럼 이익을 노리고,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ELS의 월별 판매량은 5000억 원대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런 ELS 상품의 장점을 고려하면 은행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요즘 수익률 조작의 불안감으로 무조건 ELS를 멀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ELS 상품의 운용 특성상 만기일에 기초자산에 대한 매도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상품 가입 전에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한다. 만기일에 주가를 보면서 초조해하기 싫은 투자자라면 처음부터 주가 조작 가능성이 낮은 지수형 상품을 고르는 것이 낫다. 기초자산이 코스피200처럼 지수를 활용한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수의 경우 개별 종목보다 변동 폭 자체가 작은 데다 조작 가능성이 거의 없어 훨씬 안정적이다. 또 원금보장 상품에 가입한다면 만기일 주가 급변동으로 원금 손실까지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 높은 수익 원하면 가입 전 기초자산 살펴야

원금 보장형이나 주가지수 등을 활용한 상품은 안정성이 강조된 반면에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크지 않다.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수익을 보장받고 싶은 투자자라면 기초자산이 되는 개별 종목을 좀 더 꼼꼼히 비교해 가면서 가입할 필요가 있다.

통상 2개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는 안정성이 높은 종목과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상품에서 수익과 손실을 결정하는 것은 변동성이 큰 종목이다. 선택한 상품의 기초자산이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판단되면 비슷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다른 ELS 상품의 기초자산과 1년 여간의 변동성을 비교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주가 조작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초자산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또 회사별로 ELS의 상품별 설계 구도가 다르기 때문에 수익률과 관련된 법적인 분쟁에 대비해 소명 자료로 쓸 수 있는 약관과 설명서 등도 미리 챙겨 두는 게 좋다. 삼성증권 상품지원파트의 안병원 과장은 “거래량과 유동성이 적은 모든 금융상품은 변동성이 클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수익률 조작 의혹을 계기로 ELS 상품의 안정성과 다양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