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재정 “유동성 회수 올해는 없을 것”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경기부양 기조 재확인…“취임 100일 싸움소처럼 달려왔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유동성이 늘고 있지만 통화가 제대로 돌지 않아 전체적으로 단기 부동(浮動)자금은 많지 않다”며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꿀 타이밍은 절대 아니며 아마도 올해는 유동성을 회수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일부 지표가 다소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부문에서 경기가 살아나는 신호가 분명하지 않은 만큼 기존의 경기부양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윤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을 경기회복으로 잘못 알고 긴축 정책을 펴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우(愚)를 범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년 재정 여건이 대단히 열악해 현재로선 추가 감세(減稅)를 할 여지가 없다”며 “그동안 진행돼 온 감세는 하겠지만 이후에 또 다른 감세를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장관은 재정부 내부 전산망에 띄운 ‘장관 레터’에서 “우린 마치 싸움소처럼 달리면서 동시에 판단하고 매뉴얼(교본) 없이 싸웠다”고 지난 100일을 회고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지표 급락세를 겨우 진정시켰을 뿐이며 국민이 체감해야만 진정한 변화다.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한 우리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또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오래되고 확실한 방법은 부(富)를 축적해 국민에게 흘러들어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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