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하이브리드車 ‘가을 전쟁’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도요타 ‘프리우스’ 10월 상륙… 혼다 ‘뉴 인사이트’도 저울질

현대 아반떼 - 기아 포르테 7, 9월 출시 방침… 일전 예고

국내에서 한국과 일본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전쟁이 시작된다. 일본 하이브리드차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 한국 하이브리드차가 처음 판매되기 때문이다.

18일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한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3세대 모델은 사전 계약 건수만 7만5000여 대에 이른다. 지난달 일본 자동차 판매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혼다의 하이브리드 모델 ‘뉴 인사이트’가 올해 초 2만1000여 대 사전 계약에 한 달간 1만여 대 팔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다.

프리우스는 10월 말 한국에 진출한다. 혼다도 뉴 인사이트의 한국 판매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맞서 현대·기아자동차는 7월과 9월 아반떼, 포르테 LPI(액화석유가스 엔진) 하이브리드 모델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지만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열세다. 일단 연료소비효율(연비) 면에서 프리우스는 L당 30km(국내 기준 환산 추정치)로 아반떼의 17.2km에 비해 1.75배다.

프리우스의 한국 판매 가격은 3500만 원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엔화가 안정되면 3000만 원 선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 모델은 25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1997년 출시된 ‘프리우스’는 이미 10여 년에 걸친 성능 개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 받은 차여서 국산차가 이 정도의 가격차로 시장을 지켜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프리우스는 전 세계에서 125만 대가 판매됐다.

현대·기아차가 가솔린 하이브리드 대신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LPG가 가솔린에 비해 가격이 낮아 프리우스에 비해 떨어지는 연비를 낮은 연료비로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LPG는 친환경 연료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YF쏘나타’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년부터 북미 시장에 투입해 일본 차와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현영석 한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한국 자동차회사들이 판매 초기에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지켜내려면 LPG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정부의 다양한 수요 진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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